무겁지 않은 그러나 가볍지만은 않은 다짐들
최근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항상 저를 많이 사랑하고, 걱정하셨거든요.
오늘 할머니의 사망 신고를 접수하고 오면서,
또 오늘은 제 할아버지의 제사이기도 합니다.
가족의 빈자리를 마주하는 이 하루가,
오히려 저를 차분하게 만들었습니다.
문득,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정리하고 싶어 졌습니다.
그토록 할머니가 사랑한 손녀가
더 나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할머니 앞에서 조용히 다짐하고,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제 교습소에는 공부할 교재며, 수업 준비할 도구인
제본기, 복합기, 각종 자료들이 가득합니다.
아이들 수업 준비도 중요하지만,
강사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입시 공부와 개인적인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교습소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려 합니다.
하루를 조용히 앉아 정리할 수 있는 그 공간이
지금 제게는 가장 필요한 공부방입니다.
아무래도 학창 시절 따돌림이 컸던 탓인지,
참 친구가 많은 아이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그런 외로움 속에서 지낼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에만 머무르느라,
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보지 못했더군요.
이제는 외롭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저를 소중히 여겨주는
든든한 가족이 곁에 있다는 걸
이제야 온전히 느낍니다.
제 교습소는 임대료도 무리 없고, 형편도 나쁘지 않아
그동안은 기를 쓰고 원생을 모집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제 수업을 좋아해 주는 아이들이 있다는 건 큰 행운입니다.
한 번 제 수업을 들은 아이들은
고등학교 내신까지 거의 줄곧 다닐 정도로 꾸준히 함께합니다.
그만큼 신뢰를 쌓아왔다는 뜻이겠지요.
이제는 조심스럽게,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원생을 모집해보려고 합니다.
단 5명이라도, 소중한 인연이 되어줄 학생들을 기다립니다.
교습소를 하다 보면
좋은 세미나도 듣고 싶고,
훌륭한 교육 도구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가끔은 쓸데없이,
생각 없이 돈을 써버린 날도 있었어요.
그래서 다짐합니다.
진짜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도록,
지출을 줄이고 계획을 세워 사용하겠습니다.
카페 대신 교습소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에서 반찬과 밥을 준비해 오려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돈을 절약하고, 모을 수 있을 거예요.
이 네 가지 다짐만 잘 지켜낸다면,
저는 분명 더 좋은 강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거나 거창한 내용은 아닙니다.
지키기 힘든 다짐도 아닙니다.
오늘부터,
이 다짐들을 매일 되새기며
더 좋은 사람,
그리고 더 멋진 강사로 살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