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친구

친구는 아부해서 만드는 것 아니지

by 김해


김해에게


김해에게는 아주 많이 낯선 '친구'라는 단어.....

성인이 되어서는 김해가 친구가 없다는 사실이 더는 부끄럽지도 않고,

김해 잘못이 아닌 것을 알게 됐어.


김해야!

친구를 사귀지 못했던 건.... 네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너에게 말할 수 있어.

처음부터 잘못됐어.

영은이와 지현이를 초등학교 들어가서 처음 친구로 사귄 것이.


초등학교 입학하고,

항상 김해 주위에는 김해와 친해지려는 아이들로 넘쳐났지.

아이들의 눈빛은 부드러웠고, 김해가 영은이와 지현이를 알기 전까지는 따스한

햇살 같은 하루가 계속되었지

어느 날...

영은이와 지현이와 즐겁게 이야기하다가 어쩌다가 그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김해가 말했어.

"나 7살이야!"

그때 지현이와 영은이가 한 말이 지금 생각해도 아이들 머리에서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나왔는지 놀라워.


"김해야, 우리는 8살이고 너는 7살이니까 우리에게 언니라고 해야 해.

우리가 더 나이가 많으니까 너는 우리에게

항상 존댓말을 해야 해. 그런데 너 이거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그 이후로 김해의 삶이 무너져 내리고 어둠 속에 사는 것 같았어..

왜냐하면.... 지현이와 영은이가 김해보다 나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언니라고 부르는 것은 반박의 여지가 없었거든.

하지만 다른 친구들 앞에서 언니라고 부르기 싫었어... 그때부터 김해는 말을 안 하기 시작했어.

그 아이들과 있을 때만 언니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어떤 말을 할 수도.

하지도 않았어.

항상 웃음이 많고, 호기심도 많고, 말도 많던 김해는

어떠한 움직일 힘도 없이 바위처럼 굳어져만 갔어.

김해는 그 후로 말이 없는 애, 조용한 애로 인식되어 갔지.

친구를 사귈 기회도 없어지고, 항상 다 짝을 이루는데

무리에 끼지 못하는 아이들과만 이어지게 됐지.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해서는 김해가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들의 인정을 받자

김해를 질투한 영지에 의해서 심하게 따돌림을 당하고,

고등학교 가서는 지금까지의 상처가 깊숙하고 아팠던지,

김해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잘 보이려고,

연기했지.

틀린 것도 맞다 하고, 옳지 않은 것도 "나는 네 편이야"하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친구는 일방적으로 맞추는 것도 아니고, 연기해서 만드는 것이 아니었는데...

나에게도 친구가 생긴다는 것에 감격해서 김해가 잘못된 판단을 한 거야.


잘못한 것 맞는데, 김해야

이제 잘못 엮은 매듭을 끊어버리자.

그렇게나, 김해가 아부 떨면서 잘 보이려던

친구들과 관계도 결국에는 다 끝이 났지.

지금 후련해.

이제는 내가 좋은 친구, 좋은 사람을 고를 거니까.

모든 관계는 같이 노력하는 거고, 애정과 존중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영은이와 지현이, 영지는 다 친구로서 자격 미달이거든.


김해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어.

더 이상 연기하지 마, 김해야.

이제는 알잖아. 7살 때 학교 간 것은 김해 잘못이 아니라, 그 당시 나라에서 허락한 거였으니까.

그리고 다른 아이들 앞에서 언니라고 하기 싫어서 침묵을 선택했던 김해.

김해로서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어. 자책하지 마.

영악한 아이들, 질투심이 많은 아이들, 겉멋만 든 아이들...

김해는 안 좋은 아이들을 여러 세트로 만나서

아마 지금부터 만나게 될 사람들을 선택하는 안목이 탁월할 거야.

이 말을 꼭 하고 싶어 김해야.

"그동안 마음고생 많이 했어.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야"


이제부터는 좋은 사람들, 겸손한 사람들, 성실하고 순박한 사람들과

건강한 만남을 이어나가자.

김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김해를 나타내는 사람들이니

이제는 아무나 사귀지 말고.


이렇게 정리하니 머리가 맑아지고,

가벼워지네.

이제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김해야.


속이 뻥 뚫린 상쾌함을 유지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랄게.


김해 씀



※ 등장하는 친구들의 이름(영은, 지현, 영지)은 모두 가명입니다. 당시의 상황을 기록하기 위한 글이며,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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