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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지 Sep 04. 2023

인생은 타이밍, 평영도 타이밍

물 만난 물고기 되기 프로젝트 17

  평영 콤비를 배운 지 어언 3주.

  지난 금요일에 강사님께서 나에게 "다음 주 월요일엔 접영 배울 거예요"라고 했기 때문에, 이제 평영은 곧잘 할 줄 아는 상태가 되었다는 소리다.


  후, 내가 인정받는 개구리가 되었다니. 나도 좀 감동이다.


  솔직히 평영 콤비 첫 주에는 허리가 조금 아팠다.

  그 이유를 돌이켜보면, 아마도 숨을 쉴 때 평영 손이 온전치 않아서 허리에 힘을 자연스레 주게 됐던 것 같다.


  특히 발차기를 했을 때 앞으로 잘 나가려면 꼭 '숨을 쉬고 들어와서 머리 위로 손을 쭉 뻗은 상태'에서 발차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 위해서는 다리와 발을 모두 붙인 '유선형' 상태에서 숨을 쉬어야 한다.

  허리가 아픈 디스크(협착)인들은 알 것이다. 다리를 붙인 상태에서 허리를 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또 그것을 물속에서 하려면 얼마나 코어에 힘을 줘야 하는지...


  이제 평영 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머리를 물 밖으로 꺼낼 때에 허리힘이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허리가 아프지 않다.

  하지만 골반은 아직도 아프다. 어떡하지.

  아랫배 근육이 뻐근한 걸 보면 코어는 잘 잡혀가고 있는 것 같은데, 골반은 아직 길을 모르겠다.

  이것저것 더 시도해 보는 걸로.




  평영 타이밍은 해도 해도 어려운 것 같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숨을 쉬는 타이밍과 다리를 접는 타이밍 그리고 발을 차는 타이밍이 평영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세 가지 타이밍은 진짜 몸으로 느끼면서 익힐 수밖에 없는데, 왜냐면 나도 그렇게 이해했기 때문이다.


  먼저 숨 쉬는 타이밍

  팔을 가슴 앞으로 모아서 얼굴이 저절로 물 밖으로 꺼내졌을 때, 그때 숨을 쉬어야 한다.

  고로 평영 손을 잘해야 한다는 점.

  이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서 콤비를 배우기 전에 '평영 손-자유형 발'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다음은 다리를 접는 타이밍.

  이건 평영 콤비를 해본 사람은 느꼈을 것인데, 나는 이 타이밍이 제일 어려웠다.

  물속에서는 확실히 느껴진다. 다리를 접는 순간, 속도가 팍 줄어 내가 물속에서 정지된 상태라는 것이.

  그래서 다리를 접는 타이밍 내가 느낀 바, 숨을 쉬고 머리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갈 때이다.

  그래야 손을 머리 위로 뻗음과 동시에 발을 찰 수 있다.


  그렇다. 결국 다리를 접는 타이밍과 발을 차는 타이밍은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발을 차는 타이밍은 하체를 제외한 몸이 1자가 되었을 때이다.

  그 상태에서 발을 차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내 몸이 쭉 뻗어나간다는 것을.


  여기서 작은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머리 위로 똥침을 쏠 때는 정수리 위로 곧게 쏜다기보다는 이마나 미간 쪽으로 쏘는 것(30도)이 더 잘 나간다.

  그 상태에서 발차기를 하면, 내가 물 표면보다 더 아래에서 발을 차는 것이 느껴져서 앞으로 더 잘 나간다.


  이 모든 것을 다 생각하면서 하면 삐걱거리기 마련인데,

  그냥 하는 거다.

  그냥 냅다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타이밍이 정확히 들어맞아서 슝! 하고 앞으로 나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거기서 더 계속하다 보면 그 타이밍이 체득되어서 그런 순간들이 더 자주 찾아온다.

  그럼 평영을 잘하게 되는 것이다.


  안다, 말로는 쉽다.

  하지만 나도 냅다 하면서 물속에서 배웠기 때문에, 그냥 물에 자주 들어가야만 한다. 그것만이 살길이다.

  (라고 강습 주 3회만 나가는 수영인이 말해본다.)




  접영은 정말 미지의 세계다.

  그래도 평영을 시작할 때는 발로 물을 미는 평영 발차기의 원리가 머리로는 이해가 된 상태에서 시작했는데,

  접영은 다리를 모두 붙인 상태에서 발을..? 차..?라고..? 어떻게..?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예?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미리 이렇게 질겁하는 것은 좋지 않은 태도인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냥 첫날은 시키는 대로 찌끄려 보는 거다. 언젠가 평영처럼 체득되는 순간이 오겠지.


  그래도 아직까지 수영 권태기(수태기) 없이 진도가 쭉쭉 나가고 있어서 아주 뿌듯하다.

  이대로 접영 발차기, 한팔접영, 양팔 접영, 오리발까지! 수태기 없이 가보자고!


  더구나 추석 연휴에는 '스킨스쿠버 다이빙' 오픈 워터 자격증 과정을 예약했다.

  더 제대로 물고기가 되어 볼 예정이다. 게다가 이번엔 바다 물고기다.

  벌써부터 디데이를 달아놓고 바다물고기가 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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