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은퇴생활 - 중년의 식사
오늘의 식탁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살이 안 빠진다면, 먹는 것에 비해 운동량이 적거나, 먹는 음식의 질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대사량이 떨어지는 중년 이상의 나이가 되면 오늘의 식탁은 단순한 끼니를 넘어 내일의 나를 만드는 재료이다.
중년이 되면 신진대사는 점점 느려지고, 몸은 쉽게 무겁게 느껴진다.
38세를 시작으로 나의 경우에는 43세, 48세에 살찌는 병에 걸린 듯이 체중이 점프를 했다. 자고 일어나면 1킬로, 자고 일어나면 1킬로, 특별히 먹는 음식이 늘었거나 운동량이 준 것도 아닌데 무섭게 제충이 증가 추세에 들어갔다.
젊을 땐 감자칩 한 봉지를 밤에 먹어도 아침엔 멀쩡했는데, 이제는 그 감자칩이 허리둘레로 이사 오는 데 3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헬스장에서 땀을 흘려도 ‘먹는’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동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중년의 체중은 자비없이 자동 채점되는 OMR 답안지 같다. 아무리 운동으로 칼로리를 태우려 해도, 먹는 것이 같거나 그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칼로리를 공급한다면 결과는 처참하다.
한마디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거 같아... 라는 말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나는 나도 모르게 먹은 것이다”
예로, 한 끼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고도 “저녁에 운동하면 되겠지”라며 나 자신을 위로한다면, 그 운동은 단지 마음의 평화를 위한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칼로리는 보통 800이 넘어가는데, 운동으로 800칼로리를 소모하려면 천국의 계단을 빠른 속도로 쉬지 않고 한시간 이상을 타야 한다. 자유형으로 수영을 한 시간을 한다 해도 700칼로리 정도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즉, 보통의 경우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한끼로 먹었다면 다음날 체중계가 답지 결과를 말해줄 것이다.
"체중이 2kg 증가되었습니다."
단순히 체중 증가뿐 아니라, 나쁜 식습관은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과도한 설탕 섭취는 만성 피로를, 기름진 음식은 혈관 건강을 위협한다. 나는 단거 안 먹는데?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운동을 하고 있는데 살이 찌고 있다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당분을 엄청나게 흡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믹스커피, 이온음료, 편의점 음료수, 떡볶이, 배달음식 등…나도 모르는 사이에 흡수하는 당분이 많다.
중년 이후의 몸은 먹은 것은 정확하게 몸으로 표현한다.
어제 먹은 과자는 내일 아침의 관절 통증으로, 과도한 나트륨은 부종과 혈압 상승으로 대가를 치르게 한다.
1. 컬러풀한 식단: 채소와 과일은 단순히 예쁜 색감만 주는 것이 아니다.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은 나이듦을 천천히,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2. 가공식품 줄이기: 라면이나 냉동피자가 나를 유혹해도, 그들에게 넘어가면 대가는 혹독하다. 맛있으면 0칼로리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자.
3. 적절한 단백질 섭취: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줄어드니, 운동만큼 단백질 보충이 필수이다. 헬창들처럼 매일 닭가슴살만 먹고 살 순 없지만, 양질의 소고기, 닭고기, 달걀과 같은 단백질 섭취를 습관화해보자
4.나트륨 조절: 짠 음식은 적당히. 과유불급이란 말은 여기서도 진리이다.
결국, 중년의 건강은 운동장보다는 식탁에서 결정된다. 아침에 신선한 샐러드와 고단백 요거트를 먹느냐, 혹은 빵과 소시지를 먹느냐는 나의 내일을 좌우한다.
그래서 오늘 식탁 앞에서 하는 선택은 단순히 배고픔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나를 디자인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그러니 오늘도 식탁 앞에서 생각해 보자.
이 한 끼가 ‘내일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