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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네 이놈!!

슬기로운 은퇴생활 - 중년의 빌런 물리치기

by Erica

호르몬, 네 이놈! 중년의 빌런으로 등극하다

평생 처음으로 손수건을 샀다.

얼굴과 목에 땀이 줄줄줄줄줄...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이게 뭐지? 해서 찾아보니 갱년기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중년 여성들에게 있어 '호르몬'이라는 단어는 다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젊을 때는 우리의 활력을 책임지던 이 친구가 중년이 되면서 갑자기 트러블메이커로 돌변한다.

갱년기의 시작과 함께 우리 몸은 그야말로 호르몬의 변덕에 휘둘려 아프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땀이 줄줄 나기도 한다.





호르몬이 일으키는 난장판

갱년기는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 몸 곳곳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감정 롤러코스터

어느 날은 괜히 울적하고, 다음 날은 사소한 일에도 욱하는 자신을 발견한 적 있다면? 이는 에스트로겐이 뇌 속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호르몬의 변덕이 심하면, 우리는 그 롤러코스터에서 좀처럼 내릴 수가 없다.


새벽 3시 귀신

새벽에 갑자기 깨서 시계를 보면 아직 3시. 새벽 3시~ 4시 사이에 나를 깨우는 귀신이 항상 찾아오는 것 같다. 깨고 나면 다시 잠들기 어렵고, 밤은 점점 짧아지고 뒤척임은 길어져 몸이 더욱더 피곤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냉탕과 온탕 사이

얼굴이 갑자기 벌게지면서 덥고 땀이 줄줄 나다, 갑자기 또 추워진다. 겨울에도 선풍기를 켰다가 핫팩을 들었다가 반복되는 체온 변화에 주변인이 황당해한다.


관절 통증

갑자기 손목이나 무릎이 뻐근해졌다면, 이것도 호르몬 탓일 가능성이 높다. 에스트로겐은 관절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치가 줄어들면 염증과 통증이 더 쉽게 생긴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나 살찌는 병 걸렸나?"라는 의문이 들 때, 그 원인 역시 호르몬일 수 있다. 에스트로겐이 줄면 대사율이 낮아지고, 지방이 복부에 척척 쌓이게 된다. 점점 몸이 오뚝이형으로 돌진해 가면서 임신 때처럼 매일 아침 체중이 올라가고 있는 걸 경험하게 된다.




호르몬 문제를 피하는 방법

호르몬 변화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이로 인한 문제를 줄이거나 예방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


식단 관리

칼슘과 비타민 D: 관절 건강을 위해 필수이다. 유제품, 견과류, 그리고 햇빛을 많이 쬐는 것이 도움 된다. 자외선 차단제로 챙기는 백옥 피부보다, 햇빛으로 그을린 건강한 피부색을 선호해 보자.

식물성 에스트로겐: 콩, 두부, 아마씨에는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물질이 들어 있어 증상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공식품 줄이기: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당분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끊어야 할 것들과 이젠 이별하자.


운동 습관

근력 운동은 대사율을 유지하고 체중 관리를 돕는데 필수적이다.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걷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도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48시간 이상 운동을 쉬는 일이 없게 습관을 만들자.


생활 습관 개선

호르몬 균형은 충분한 수면과 직결된다. 규칙적인 운동이 수면 패턴 유지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명상이나 요가 같은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도 생활의 일부로 넣어보자.


전문가 상담

호르몬 요법 같은 의학적 방법도 필요하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고려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는 개인에 따라 효과 차이가 심하다. 상대방이 치료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해서 나도 없으리란 법은 없다.




호르몬을 이겨내는 슬기로운 중년생활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제 좀 편안하게 살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몸에서 호르몬들이 파티를 벌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좀 당황스럽다. 갑자기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잠은 안 오고, 몸은 무거워지고… "이게 뭔 일이야...."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내 몸을 정비해서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라는 신호로 생각하면 또 별일이 아닐 수 있다.


호르몬 변화? "그래, 네 맘대로 해봐라~" 하고 대범하게 받아들이면서, 운동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것 먹고,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스트레스도 풀면서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갱년기, 이건 누구에게나 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니까. "몸아, 이제 우리 조금씩 맞춰가자~" 이렇게 살살 달래 가며 오늘도 한 걸음씩 걸어보자.


호르몬이 난리 쳐도, 내 삶은 내가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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