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서리 Jun 13. 2024

삼계탕

"여보,

오늘 삼계탕 해 먹을까"

"아휴 힘들어

복 날도 아닌데

무슨 삼계탕"

"음식은 내가 하는데

왜 당신이 힘이 들어"

"당신이 서서 일하면

나도 힘들어"

극구 말린다.


뽀얀 닭다리 살을

소금과 후추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나도 귀찮은 생각이 나서

포기했다


"엄마"

하며 작은딸 희정이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전화도 안 하고

니가 웬일이니"

"삼계탕 끓였어요.

아빠 엄마 것도 끓여서

가져왔어요.

요새 기운도 없는데

몸보신하세요.

2마리 끓이는 것보다

4마리 끓이는 것이

더 국물도 뽀얗고

맛있어요.

맛있게 잡수세요"

놓고 가버렸다.


우리는 세 집이 음식

취향이 비슷하다.

계절마다 음식 먹고

싶은 게 비슷하다.


김밥이 먹고 싶은데

하면 꼭 남희가 며칠

안에 김밥을 싸 온다.


"오늘 카레 했는데

가져갈 사람" 하면

"우리도 며칠 전에

해 먹었어요"  한다.

감자와 달걀을 삶고 야채 오이와 사과를 넣고

사라다 하면

두 딸은 자기들도 해서

사라다빵을 해 먹었다

고 한다


삼계탕이 먹고 싶을 때

삼계탕을 해 오다니


저녁에 가져온 삼계탕을 꺼냈더니

전복과 크다란 인삼에

야무지게 잘도 끓였다.



삼계탕은 작은 닭을

고  닭 속에

찹쌀을 넣고 수삼을

넣어 50분쯤 끊이면

쫄깃한 삼계탕이 된다.

마늘과 대파도 첨가한다.

너무 오래 끓이면

살이 너무 연하고

맛이 없는

희정이 닭은 알맞

쫄깃하고

큰 전복도 잘 익어서

부드러웠다.

나보다 더 잘 끓였다.


마침 오이소박이를

했는데 같이 먹었다.


남편은 맛있다 하며

닭살을 소금과 후추에

찍어서 한 마리를

다 먹고

국물도 밥까지 말아서

뚝딱


"아니 이렇게 좋아

하면서 아까는

하지 못하게 했어"

"딸이 하니까

더 맛있네"


오늘 우리는

기운과 사랑을 마셨다.

매거진의 이전글 더덕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