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목, 숨을 고르다

by 오서리

땅 위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성실한 시간에 따라 흐르고 쏠리며 살아갑니다.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톨의 작은 씨앗에서 자라 거목에까지 이른 나무는 어느덧 노목의 시기로 접어듭니다. 나이가 드는 겁니다. 노목은 차츰 나무로써의 역할과 책임을 내려놓게 됩니다. 탄소배출량도 현저히 떨어지고, 생장이 더뎌지며 잎도 하나 둘 저물어갑니다. 평생을 움직이지 않으며 살아온 노목은 이제껏 그래 온 것처럼 가만히 자리를 지키며 남은 삶을 충실하게 살아갑니다. 노목은 자신의 늙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우리는 종종 나이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낯설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부정하기도 하지만 나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늚음 역시 삶의 일부라는 양, 아주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어갑니다. 때문에, 늙어간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가는 일이 아닙니다. 변화를 수용하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지나고 나니 모두가 다 순간이었다. 잣은 씨앗의 몸으로 세상에 던져져 싹을 내고 줄기를 높이고 가지를 펼치며 성장을 거듭한 끝에 나무는 어느덧 노목이 되었습니다.


Magazine 숲 2020 September+October 중 이동혁 칼럼니스트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오늘은 전라남도 장성 편백 힐 치유의 숲 캠핑장에 왔습니다. 자연, 숲, 자연, 맛난 음식,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오랜만의 캠핑이 마음을 치유하는 중입니다. 두 달에 한 번씩 받아보는 산림청에서 발행하는 ‘매거진 숲’에 있는 에세이가 너무 마음에 와 닿아 그대로 인용하였습니다. 인생은 화려하다가도 모든 힘들 다 쏟아내고 노목처럼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결국 삶은 순리에 따라 사는 것을 다시 한번 받아들이게 되는 소소한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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