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잘 팔 수 있을까?

by 오서리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고 여전히 패러디에 인용되는 이 말은, 1992년 빌 클린턴의 선거전략가인 제임스 카빌의 슬로건이었다. 그 모든 이슈들을 압도하는 가장 중요한 이슈는 바로 ‘경제(economy)라는 것이었고, 경제를 내세운 클린턴은 대선을 승리했고 재선까지 성공하게 되었다.

사실 카빌의 슬로건은 3개였다. 하나는 ‘변화 대 변화 없음’이었고 다른 하나는 ‘의료보험을 잊지 말 것’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두 개의 문장은 잊혀져 버렸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의 문구만 사람들에게 스틱 된 것이라면 카빌의 입장에서는 나머지 두 개의 문구를 실패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대중이나 청중 또는 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머릿속에 착 달라붙는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어내기를 바라지만, 카빌의 경우처럼 결국 스티커 메시지를 창조하는 데 있어 주도권을 쥔 것은 바로 청중이다. 하지만 무조건 청중에게 맞기는 무심함은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은 첫 번째 문장, 즉 핵심=제목을 잘 뽑아내야 한다.


왜 머릿속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스틱 되어야만 할까? 그것은 내가 팔고 싶은 무언가를 상대방이 사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카빌은 미국인들에게 빌 클린턴이라는 대통령을 사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늘 뭔가를 팔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내 짧은 소견에 ‘세일즈맨’이라는 직종은 회사의 ‘영업부’에 속한 일정한 직업군으로 인식했었다. 하지만, 디자이너인 나 역시 내 디자인을 팔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대표이사에게, 돈을 내는 고객에게 내 디자인이 단번에 패스되기 위해 갖은 디자인 사례들, 콘셉트와 역사까지 들춰가며 열심히 설명한다. 특히, 고객의 머릿속에 스틱 되게 하기 위한 핵심 문구에 집중했다. 즉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내가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그것이 바로 ‘세일즈맨’이었던 것이다.




내일 아침에는 신랑에게 냉동고에 돌덩이처럼 얼려놓은 떡을 데워줄 예정이다. 해 놓은 반찬도 없고, 아침부터 뭘 하긴 귀찮기 때문이다. ‘난 밥 먹고 싶은데..’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신랑에게 떡을 팔 예정이다. 떡의 효능, 떡 먹었을 때 일어나는 신체적 장점 등을 이유로 댈 것이다. 그의 마음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이러한 단계를 나는 ‘피곤’이나 ‘수고’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여보, 똑 사세요~”

(1998년 MBC 드라마 ‘육 남매’에서 가난한 집 엄마 역할이었던 배우 장미희가 유행시켰던 문구)


<Stick 스틱!, 칩 히스ᆞ댄 히스 저, 웅진윙스>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안성은 저, 더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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