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이런 적이 있다.
약을 한참 먹을떄 일을 하다가 손님하고 한바탕 싸움이 났었다.
결국에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라 손님이 잘못한 것이지만 나도 막 소리 지르면서 욕을 했으니 잘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바탕을 했고 당연하게도 그 이야기가 사장님에게까지 들어갔었다.
다음날 아침 사장님은 날 조용히 뒷길로 불렸다.
당연히 평소처럼 혼나겠구나 생각했다.
요즘 가게도 안되는데 난 왜 그랬을까, 난 왜 항상 이모양인지, 그거 잠깐 참으면 되는 건데 왜 나는 맨날 이러는 건지 하면서
사실 혼나는 건 이제 일상이라 그냥 그렇구나 하는데 그 순간 느끼는 감정자체가 나에게 너무 버거웠다.
내 존재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정말 별말을 안 해도 그게 참 아프고 그랬다.
그래서 더 실수를 안 하려고 긴장했고 그 긴장감이 스트레스로 오면서 온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뒷길에서 사장님이 했던 말은 달랐다.
"이야기 들어보니 그럴만했네 네 잘못 아니야 괜찮아"
진짜 솔직히 혼날 생각으로 갔는데 그 말 들으니 눈물부터 났다.
사장님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고 왜 우냐고 그러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안도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그냥 후련함이라고 해야 하나 울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민망하고 바보 같은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늘 조그마한 일에도 기분 상하거나 상처받아도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하지만 내 얼굴에서 다 티가 나버리는 바람에 난 늘 그게 내 단점이고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꼭 그런 건 아니구나 생각한다.
마냥 참는다고 다반사가 아닌 거처럼 그날처럼 남들에게 방해가 안 되는 정도라면 솔직해도 될 텐데
그때의 나는 그것도 민폐라고 생각했었다.
터지는 울음을 막으려고 눈도 가려보고 입도 막아보고 별짓을 다했지만 결국 한번 터진 눈물은 막을 수 없었던 나처럼 누군가 너무 참고 살지 않았으면 한다.
고이고 고이다 보면 언제인가 썩어 들어간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니 알겠다.
어느 정도 흘려보낼 용기도 필요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