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잠언시
추억(1)
어린 시절에는
신기하고 이상한 꿈을
되풀이해서 많이 꾸지요.
큰 모험을 떠나기도 하고
괴물에게 쫓겨 다니기도 하고
하늘을 새처럼 날기도 하지요.
(가끔은 높은 낭떠러지에서
아찔하게 떨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살다보면
그런 다채롭고 멋진 꿈들이
차츰 뜸해지다가
어느새 빚에 쫓기거나
직장 동료들과 다투는 등
삭막한 꿈들만 남게 되지요
(군대에 다시 끌려가거나
시험을 보는 꿈이 최악이죠)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에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세상모르게
잠자고 있는 코알라를 보면
오래전에 사라진
그 신기하고 이상하던 꿈들이
어렴풋하게 생각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