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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Jun 30. 2022

외국인 코스프레하는 남편

내추럴 본 프렌치인데



남편은 성인이  이후로는 거의 외국(한국)에서 생활을 해서 행동하는 거나 사상이  한국 아저씨 같다. 특히 회사 이야기를 하다 보면 회사 부장님이랑 면담하는 기분이 종종 든다.


회사에 대해 투덜투덜해봐야 어차피 그에게 공감받지 못할  아는지라 가능하면 남편의 '떼’ 피하기 위해 회사 이야기는   하는 편이다. 진짜 웃긴  남편이 나보다 어리고 사회생활도  했는데 꼰대력이 충만한 세일즈 조직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너무 일찍 아저씨가   같다.


한국 패치가 심하게  그와 프랑스로 이사하고 나서 '프랑스는 이래서 안 된다고, 한국 같으면-' 입에 달고 다니는  때문에 아무래도 여기서 오래 살기는 글렀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밖에 나가면 남편이 은근 외국인 코스프레를 한다는  알게 되었다.



라벤더 시즌인 프랑스


10년 넘게 한국에서 살면서 프랑스어 사용할 일이 별로 없었던지라 요즘 사람들이 쓰는 말(프랑스도 한국처럼 새로 생기는 단어가 많으니)을 모르거나, 말할 때 정관사를 빼먹는다던지, 특정 단어가 프랑스어로 생각나지 않는다던지 이런 일이 종종 생긴 것.



어디서 오셨어요? 프랑스어 잘하시네요!

하루는 파머스 마켓에 과일을 사러 갔다가 아직도 귤이 나오길래 반가워서 바구니에 담았는데, 계산대에서 판매원과 이런저런 스몰 톡을 하던 남편이 갑자기 나한테 '귤이 프랑스어로 뭐죠?'라고 물어본 이다. 내가 알겠냐고.. 우리 대화를 듣던 판매원이 남편에게,  프랑스어 진짜 잘하시네요! 어디서 오셨어요?? "프랑스인입니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완전  터진 .  이후로도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남편이랑 이야기하다 보면 그를 프랑스어 진짜 잘하는 외국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도 성인이 된 이후로는 프랑스에서 살지 않아서 행정적인 처리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영 지식이 없는지라 (행정 서류를 발급받는다던지, 폐기물을 버리는 절차라던지, 기타 등등) 관공서나 이런 데 가서 물어보면 어버버 하는 그가 외국인인 줄 알고 사람들이 엄청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준다. '프랑스어 열심히 공부했네! 여기 행정업무가 힘들지? 불편한 데서 사느라 고생 많아, 내가 도와줄게!' 이런 느낌.


여하튼, 외국인인 척하면 사람들이 친절해진다는 것을 깨달은 남편은 꾸준히 외국인 코스프레를 하는 . 자기가 프랑스인이란  알면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친절하지는 않을 거라나. 아름다운 프랑스와 프랑스 음식은 사랑하지만 프랑스 인은 별로 안 좋아하는 프랑스인 남편.


프랑스 인들은 rude 하니까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심지어 직장 동료들도 밖에 나가면 조심하라고 친절이랑은 거리가  민족이라며 원래 그러니까 상처받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데도 아직까지는 딱히 그런 면을 느끼지 못했다. (   달밖에 안됨 주의) 오히려 프랑스어 하려고 애쓰는 외국인한테는 엄청 친절한  같다. 근데 나도 입장 바꿔서 한국에 파견  외국인 직원과 그의 배우자가 한국어 하면서 적응하려고 애쓰면  도와줄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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