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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Jul 26. 2022

나만 안 바쁜 거야?

야 나도


프랑스 바캉스 시즌이 코앞이다. 한 달간 불사르고 삼 주간의 바캉스를 다녀오려고 7월 초부터 동료들이 분주하게 일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찌하여 관찰하는 어투인고 하니.. 진짜 관찰만 했기 때문이다. Planning이라는 업무 자체가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생산이 비교적(!) 안정적인 요즘은 어디 뜬금없는데서 빵꾸만 안 나면 급한일이 없어서 좀 느긋하게 업무 개선할 것을 찾거나 여기저기 회의 다니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 시간 좀 남으면 다른 부서 가서 도와줄 건 없는지 요즘 뭐 때문에 어려운지 말이나 섞어보고.


월요일을 여유롭게 시작하면서 금요일까지 별일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저기 회의 들어갔다가 일찌감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다른 동료들이 바쁘게 여기저기 다니는 것을 보았다.


오늘 샐러드에도 당근 겁나 넣어줌


같이  먹으러 가던 옆팀 매니저에게 “근데 오늘  빼고  바쁜  같아.  어때?” 이렇게 물어봤더니, “ 나도!!  빼고  바쁜  알았는데  혼자 한가한  아니었구나?” 유럽의 다른 사이트 담당자들이 7 중순부터 여름휴가를 가면서 많은 회의가 취소되고 프로젝트가 정지 상태인지라 사람들이  한가해진 것이다.


옆팀 매니저는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이봐, 프랑스에서 바쁜 척하는 건 아주 중요한 스킬이야. 매니저가 퇴근하고 난 뒤에 집에 가는 거라던지” 아 웃겨 프랑스에서도 매니저 눈치를 본다니. 한국만 그런 것도 아니었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완전 빵 터진 우리는 식당으로 가는 내내 서로의 바쁜척하기 내공을 공유했다.


특히 금요일 저녁 늦게나 일요일 저녁에 메일 보내면서 매니저 참조로 넣기. 다년간의 경험으로 일을 할 때는 특히 주말근무나 야근을 할 때는 내가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묵묵히 일한다고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워커홀릭으로 보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신경 써서 일한다는 티는 내야지.


휴가철이 아닐 때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쁠 때도 많긴 해서 이렇게 좀 한가로울 때는 쉬엄쉬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남편에게 했더니, 애초에 주말에 일을 하는 사람은 워커홀릭 아니냐며 혀를 찼다. 앗..


우리 고양이나 쓰담쓰담 하고 싶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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