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현아 Aug 11. 2022

해외 집사 생활기

한국이 최고예요




우리 집은 다묘 가정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회사 고양이 구조해서 치료도 하고 입양도 보내고 (그중 둘은 친정으로 갔지만..) 돈 벌어서 고양이 수발드는, 지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고양이에 진심인 집사 부부다.


프랑스에 파견 오면서 우리 상전인 고양이들과 함께 왔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프랑스는 선진국이니까!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나라니까! 한국보다 좋은 뭐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고양이 물품들을 제법 정리하고 왔다. 크게 후회하게 될 줄 모르고..

왼) 모모 , 오) 치치




동물병원

우리가 사는 동네는 프랑스 사람들조차도 기함하는 깡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병원이 있기는 하다. 한국의 시골 동네에는 가축병원은 있어도 반려동물을 봐주는 병원이 잘 없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사람에게도 공격적인 치료를 하지는 않는 것처럼 동물에게도 그런 편인지 한국에서만큼 시설이 잘 되어있는 병원은 보기 힘든 것 같다. 사실 사람이 아파도 24시간 응급실에 가기 어려운 판국에 동물병원이 24시간 할리가.. 그래도 응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있긴 한 것 같다.


한 번은 요리를 막 끝낸 인덕션에 고양이가 뛰어 올라와서 젤리에 화상을 입은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응급진료 보는 동물병원을 수소문해서 (야간 또는 주말에 수의사가 출근 '할 수'있는 병원을 소개해주는 기관이 있다) 10km 떨어진 옆동네 동물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응급처치와 약 처방도 같이 해주었는데 한 100유로 정도 나왔고, 한국에서 24시간 응급 진료하는 동물 병원도 야간 할증은 어마어마하니 나쁘지는 않았지만 24시간 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근처에 있는지는 의문..

발에 화상입은 티구
턱드름이난 치치



사료나 간식

동네마다 펫 마트가 하나 둘씩은 다 있고,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나 새, 설치류까지 다양한 반려동물을 위한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보다 특수 반려 동물 시장이 커서 그런지 어디서나 사료, 침구류 등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간식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특히 고양이 간식.



어느 집이나 개를 키워서 그런지 개사료나 간식은 종류가 어마어마한데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짜 먹는 간식 종류나 동결 건조간식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어쩌다 보이면 엄청 사는 편. 그나마도 입맛 까다로운 애들 기준에 안 맞으면 사놓고 버림받기 일수.. 당장 시어머니네 고양이 미미만 해도 사료만 먹는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다들 외출 고양이라 밖에서 간식을 사냥해 먹는지도 모를 일)

엄마 둘다 맛없어
그래도 음수대는 다양





방충망 없는 집

대부분 고양이를 산책 냥이로 키우다 보니 문이고 창문이고 방충망이 없어서 실내에서만 고양이를 키우는 우리 같은 사람은 너무 불편하다. 결국 방충망 셀프로 달고 캣티오를 겸한 테라스도 자체 제작한 우리.


내려와 제발..







모래와 화장실


한국에서는 먼지가 많이 없고 탈취가 잘되는 벤토나이트 모래를 찾아 헤매다 겨우 정착했는데 프랑스에 오니 모래가 이상하다. 아마존과 온라인 펫 마트를 뒤져 여러 가지를 테스트해 본 결과 그나마 한국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한 모래를 찾았는데 가격이 좀 있는 편. 우리 고충을 시어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그냥 까르푸에 모래 파는 거 쓰면 안 되냐고 하시던.. 더 좋은 모래를 사용해보면 그 아래 레벨은 쓸 수 없는 법이라고요. 사람도 고양이도.


그리고, 화장실도 작은 것 밖에 없어서 한국에서 가져온 대형 화장실 하나와 작은 화장실 몇 개로 버티고 있는데 큰 리빙박스 하나 사서 화장실로 만들어야 될 것 같다. 보통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가서 몸을 편하게 돌릴 수 있을 정도의 크기가 되어야 한다는데 프랑스에서 구매한 화장실은 너무 작음.


모래 테스트중
이거 너무 작아




장난감

일반 마트에도, 펫 마트에도 고양이 낚싯대 같은 장난감을 팔기는 하는데 너무 구려서 우리 집 고양이들은 관심조차 없다. 앞에서 흔들어도 지켜보기만 하는 애들.. 한국에서 궁디팡팡(고양이 용품 박람회) 때 잔뜩 사둔 낚싯대 장난감 없었으면 얘들은 프랑스에서 파리만 잡을 뻔했지 않나.(사실 치치는 파리나 날벌레 잡으러 다니느라 세상 바쁨) 한국보다 날벌레가 많다 보니 잠자고 있던 고양이들의 사냥 본능을 일깨울 수 있는 건 좋지만 집사와 고양이의 교감을 위해서도 놀이시간이 중요하다고 하니 고양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한국에서 장난감을 공수했다.


캣닙이 들어간 오이인형 (한국에서 가져온것)
이사할 때 이런 캣타워는 처음 봤다고 놀라던 직원들



우리가  극성 집사일 수도 있고 아직 프랑스의 고양이 용품 시장을  모를 수도 있지만  아쉬운  실이고 뭔가 프랑스에는 필수적인 것만 있는 느낌이다. 웹서핑하다 보니  나라 독일이 반려동물 용품은  다양한  같아서 독일  일이 있으면 아이템 쇼핑을 해볼까 싶기도 하다. 다음에 한국에 들어갈   캐리어를 챙겨가서 고양이 간식이나 장난감을 잔뜩 챙겨 오기로 했다. 고양이랑 함께 살기에는 한국이 좋은  같다.


를 반려하기에는 프랑스가  나은 것 같다.  개를 많이 키우다 보니 기차 같은 경우는 케이지 없이 하네스만 하고 있다면 보호자 발아래 앉아서 가는 것이 가능하고 대부분 테라스가 있는 식당이 많아서 데리고 나가서 식사하기도 좋다. 마침 마당 있는 집에 살다 보니 남편이 개도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데, 사실 나도 개는 키우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사람보다 동물이  많아져서 (이미 지금도) 무슨 동물 농장도 아니고 우리 둘이서는 감당할  없지 않을까.. 일단 반려!









매거진의 이전글 프랑스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