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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Sep 01. 2022

미식으로 유명한데 왜 별게 없지

미식의 나라 프랑스 아니냐고


이건 순전히 내가 시골에 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우리 동네에는 외식을 할 수 있는 식당이 전혀 없고, 가장 가까운 마을도 차 타고 15분은 나가야 비스트로가 몇 개 있을 뿐이다. 좀 더 제대로 된 레스토랑을 가려면 30분 이상은 나가야 되지만 그런 레스토랑에 간들 엄청 맛있다! 또 먹고 싶어! 이런 생각이 드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


닭요리

프랑스는 지역마다 그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가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별로 유명한 게 없는 지역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서 먹방을 했던 것에 비하면 외식을 해도 그냥 그렇다. 특히 태국, 터키, 스페인 같은 경우는 밖에서 사 먹는 모든 것이 감동적이었고 연달아 같은곳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는데 프랑스는 딱히.. 


산같이 쌓아주는 감자튀김을 빼면 별로 인상 깊은 것이 없는 것 같다. 프랑스에서 비스트로나 레스토랑을 가면 샐러드, 스테이크, 닭고기 구이, 생선 요리 정도인데 지역마다, 식당마다 같은 메뉴라도 조리하는 방법이 많이 달라서 우리 동네 근처 비스트로의 시저 샐러드 말고는 다음에 또 먹어볼까하고 생각한 음식은 없다. (아직까지는)


어마무시한 양의 치킨시저샐러드



대신 식자재가 싸고 프랑스산이든 근처 스페인/이탈리아산이든 신선하고 맛있어서 그냥 돼지 목살을 사서 그릴에 구워 먹기만 해도 진짜 맛있는지라 우리 집은 외식을 하는 횟수가 점점 줄고 있다. 뭔가 특별한 것이 먹고 싶은 날은 좋아하는 요리 블로거의 레시피 중에서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 만들어 먹고, 요리하기 귀찮은 날은 신선한 토마토와 치즈를 사서 올리브유를 뿌리고, 바게트를 곁들여 먹는다. 자극적인 한국 음식이 먹고 싶은 날엔 비상식량으로 쟁여둔 라면을 끓여먹거나 아껴둔 떡국 떡을 꺼내 떡볶이를  먹곤 한다.



토마토와 치즈, 올리브유 만으로도 맛있는 한끼가 된다
주말 브런치


그러고 보면 프랑스의 유명한 음식들은 대부분 가정식이었던 것이다. 남편의 외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포카치아랑 로스트비프는 정말 돌아서면 생각나는 맛인데! 시댁이나 다른 프랑스 가정에 초대받아서 먹지 않으면 프랑스 가정식을 하는 식당을 따로 찾아봐야 하고 (단언컨대 근처에는 없다), 자타공인 맛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은 6개월을 기다려야 하니 프랑스보다 더 음식에 진심인 이탈리아는 가야 외식에 성공하려나.. 남편을 꼬셔서 조만간 이탈리아에 다녀와야겠다.


남편 외할머니의 특제 포카치아
로스트비프는 감동이고


대신 프랑스 인들은 빵에는 진심인 사람들이라 어느 불랑제리, 파티세리를 가도 실패하는 일은 없다.    개월 만에 우리도 우리만의 빵집 리스트를 만들었으니, 슈켓과 쇼송오뽐, 딸기 타르트가 맛있는 , 바게트가 맛있는 , 마카롱이 맛있는 , 키쉬 로렌이 맛있는  이렇게 집집마다 특히 맛있는 것이 달라서 그때그때 먹고 싶은 것에 따라 방문하는 재미가 있다.  



여름내내 잘 먹었으니 가을에는 살을 좀 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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