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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아 Nov 06. 2022

헌팅 시즌

진짜 총 들고 다니는 사람들


한 달 전부터 동네에 주황색 조끼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었다. 보통 프랑스에서 안전 조끼는 가시성이 좋은 형광 노란색에 반사판이 붙은  사용하는데 주황색 조끼라니? 뭐지? 우리 현장에서 주황색 조끼는 트레이닝을 받는 신입 오퍼레이터들이 착용하는데 동네에 주황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길래 동료들한테 물어보니 사냥꾼들이라고 한다. 지금이 사냥 시즌이라고.


사진 출처: Getty image


 근처에 사냥을 위한 사유지가 있다고 들었는데 지나가다 입구에 ‘사냥터,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설치되어 있는  보고서 저긴 절대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올 초에 등산객이 17세 소녀 사냥꾼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이 있기도 해서 사냥 시즌에는 더더욱 숲이나 산에 가고 싶지 않다.


프랑스에서 사냥은 가장 인기 있는 레저활동 중에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유럽에서 사냥꾼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하고 혁명 전에 사냥이 귀족들의 특권이었다가 모든 계층이 즐길 수 있도록 바뀐 이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냥을 즐긴다고 한다. 역시나 동료들 중에서도  지역 토박이들은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연히 아무나 사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사냥 라이선스를 취득해야만 가능하다. 16세가 되면 사냥 자격을 취득할 수 있고 성년이 되기 전까지는 성인 사냥꾼의 동반 하에 사냥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 동물이나 잡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사냥할 수 있는 동물이 정해져 있는데 보통 멧돼지나 사슴, 새 사냥을 하는 것 같다.


어제도 근교 소도시에 바람 쐬러 갔다 오는 길에  무리의 사냥꾼들을 봤는데 차에 사냥개들도 5-6마리 정도 태우고 있었다. 그 와중에 아무래도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린애도 주황색 조끼를 입고 함께 다니고 있었다. 총을 들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가족들이 사냥을 하면 저렇게 어린아이도 따라다니다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자격을 취득하고 사냥을 다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졌다.


아무래도 고양이들을 모시고 사는 집사들 입장에서는 사냥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태업중인 우리집 벌레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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