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차> Respect

Aretha Franklin - respect

by 도미니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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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오브 소울. 그녀의 별명이다. 홍대 인근에서 콜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리스팩트라고 하는 영화의 홍보 포스터를 보았다. 아레사 프랭클린의 전기 영화였다. 3년 전에 세상을 떠는 여왕을 다시 한번 영화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극장에 간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이지만, 오랜만에 시간이 되면 극장에 가고 싶어질 정도였다. 가끔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세상에 알려질 때 억울한 느낌이 조금 있다. 나만 알고 싶은 욕심이랄까. 하지만 세상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아티스트를 나만 알고 싶다는 게 어쩌면 어불성설이겠지만 말이다. 예전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되었을 때, 완벽하게 재연한 라이브 에이드 공연 실황과 전기적인 부분을 보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나만의 스타를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퀸이라는 밴드와 프레디 머큐리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만의 아지트였던 곳이 공공 놀이터가 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애토에 내 아지트가 아닌 공터였기에 내 것이라 우기기도 웃긴 상황이지만, 옹졸한 나의 마음은 상실감을 약간 느꼈다. 이미 18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쥔 쏘울의 여왕을 나만 알고 싶다는 욕심이 분명하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아레사 프랭클린에 대해서 알아가고 또 사랑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기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운전을 하는 내내 그날은 아레사 프랭클린의 노래를 끊임없이 들었다. 수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일일이 설명하자면 아마 글을 쓰기가 어려워질 것 같아 유튜브를 통해 그녀의 공연 실황을 볼 수 있기에 몇 개의 인상 깊었던 라이브 공연 실황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아 그런데, 갑자기 생각하니 진짜 옹졸하고 거만한 생각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뭐라고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것들을 아쉬워했을까 싶다. 반성해야겠다.




첫 번째 공연은 "barak obama's 2009년 inauguration"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취임하던 날 불렀던 그날 그녀의 모습은 아직까지 잊히지가 않는다. 취임식 당일 화합을 강조한 오바마의 정치적인 목표처럼 취임식 메인 공연에서는 백인 작곡가 음악을 히스패닉ㆍ아시아계ㆍ유대계ㆍ흑인 뮤지션들이 연주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와 'ET' 등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존 윌리엄스는 취임식을 위해 미래지향적 곡을 작곡했으며, 바이올리니스트 유대계 뮤지션 이자크 펄만과 중국계 첼리스트인 요요마, 그리고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즉흥연주 대가로 유명한 가브리엘라 몬테로, 흑인 클라리넷 연주가인 앤서니 맥길이 메인 공연에 참여했다. 오바마는 또한 백인 작곡가 음악을 메인 공연 때 연주하는 대신 대표적인 흑인음악 장르인 'soul의 여왕'인 아레사 프랭클린이 노래했다. 2015년 케네디 센터 아너스에서 불렀던 공연 실황에서는 감동의 눈물을 훔치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도 볼 수 있다. 42년 생인 그녀가 60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펼친 공연은 감동 그 이상이다.




두 번째 공연은 "2014년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공연한 휘트니 휴스턴의 추모 공연 영상이다. 그녀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부른 휘트니의 명곡을 부르는 공연 실황이다. 장례식에서도 노래했지만, 그녀의 대모였던 아레사의 공연은 감동이다. 우리는 흔히 디바라고 부른다.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셀린 디온 등의 정말 대단한 디바들이 있지만, 내 마음속의 진정한 디바는 아레사 프랭클린이다. 여담이지만 휘트니 휴스턴도 아레사 프랭클린의 무대 뒤에는 서기 싫어했다고 한다. 그녀 자체로도 엄청난 디바였지만, 그만큼 아레사가 주는 파급력은 다른 디바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1998년에 VH1 Divas Live 공연을 찾아보면 누가 진정한 디바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 마음속 디바는 영원히 아레사 프랭클린이다.




세 번째 공연은 그녀의 장례식에서 제니퍼 허드슨이 부른 "amazing grace"이다. 제니퍼 허드슨은 그녀의 전기영화 리스팩트에서 그녀를 연기한 배우이자 가수이다. 그녀는 아레사 프랭클린에 대해 "정말 대단한 삶을 사신 분이다, 존경하는 마음을 담았다"라며 영화에 대한 진심을 드러냈는데, 사망 전 이미 그녀의 전기 영화배우로 제니퍼 허드슨을 지목했을 정도이니 정말 대단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그녀와는 약간 다르지만, 진심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는 동영상이다.





그녀를 기억하며 , 추억하며 음악에 취해 새벽 1시가 넘도록 운전을 했다.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한 달 내네라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추석 연휴에 아기를 재우고 아내와 함께 가서 꼭 영화를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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