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화) 꿈을 현실로

by 사고 뭉치


오늘 하루,

어떤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까.

몇 가지 일을 정리하고 아래층 현장으로 갔다.

둘러보니 우리 회사 최고 훈남, 홍 대리가 웬일인지 보이질 않는다.

눈에 띄는 미모는 뭘 해도 도드라진다.


“박 대리야, 홍 대리는 어디 갔니?”

홍 대리의 최측근인 박 대리에게 그의 행방을 묻는다.

내게 눈을 한번 찡긋하더니 조용히 말하며 화장실을 가리켰다.

은밀한 분위기를 미루어 보아 큰일을 보는 듯했다.


이런 절호의 찬스를 놓치면 섭섭할 일이다.

화장실로 다가가 벽에 있는 전등 스위치를 껐다 켰다하기를 반복한다.


“어......안에 사람 있어요.”

안에서 다급한 소리가 흘러 나온다.


아랑곳하지 않고 스위치 조작을 더욱 가열차게 반복한다.

이쯤이면 됐다 싶을 때, 나는 노크를 한다.


“밖에 누구세요?”

범인을 잡고 싶어 하는 톤이다.


나는 나긋한 목소리로 변조해서 힌트만 준다.

“나야. 홍 대리.”


“혹시 대표님이세요?”

“......”


엉거주춤하게 나오는 홍 대리와 내 눈이 마주친다.


“어때, 사이키 조명이 맘에 들었어?”

“나이트 조명 같아서 장 활동이 잘 되던데요.”


“제발, 이런 건강한 생리 현상은 집에서 해결하고 오면 안 되냐?”

“저는 회사만 오면 장에 신호가 와요. 회사가 볼 일 보기 너무 편해요.”


그렇다.

내 목표는 단순하다.


변기 위에 앉아 있을 때처럼 편안하고,

변비약 없이도 쾌변처럼 시원하고,

물 내린 후 처럼 명쾌한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들이 마음껏 내용물을 배출하는 평범한 일상을 위해

망하지 않고 오래가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늘도 우리는 어김없이 4시에 퇴근한다.

안 그래도 회의마저 하지 않으니

쉽사리 장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나의 장난을 흔쾌히 받아준 홍 대리도

또 그러려니 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우리의 회사를 사랑한다.

우리 직원도 꼭 그러기를 바라면서.

내일은 또 뭘로 장난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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