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철이 없는 나는
그래도 명색이 회사 대표다.
좋게 말하면, 우리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회사를 지향한다.
복지가 넘치고 넘사벽 기업인 '구글'처럼 말이다.
중소업체가 그걸 따라하다 보니 가랑이가 몇 년째 찢어지고 있다.
하지만 비스무리하게 기분이라도 낼 수 있는 게 더러 있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하는 실천이 있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월요일 아침, 차에 시동을 켠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는 아내 들으라고 한 마디 한다.
“오늘 월요일 시작했으니까, 오늘은 일단 다 갔다고 치고......”
또는, 점심을 먹고 나서는
“식사했으니까. 오늘 진짜 다 갔다고 보고......”
직원들 들으라고 또 한 마디 보탠다.
“와! 몇 시간만 버티면 집에 간다.”
난 안다. 대표이사로서는 한 없이 가볍고, 체통이라고는 전혀 없다는 것을.
참고로 우리 회사는 점심시간이 11시부터 1시까지이고,
퇴근은 4시다. 회의는 일절 없고, 뭐 그렇다.
귀한 우리 직원들을 붙들어 놓을 수 있는 게 고작 이 정도다.
점심시간은 오타가 아니다.
한 술 더 뜨기도 한다.
“오늘 월요일이니, 이번 주도 다 갔다고 보고......”
너무 앞서간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알면서도 얘기한다는 게 이미 중독임을 말한다.
이렇게 해서라도 최면을 걸어야 대표이사도 한 주를 버틸 힘이 겨우 생긴다.
대표이사도 계급장 떼면 별 다를 거 없는 일개 시민이다.
마약 같은 주문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허튼 소리로만 들린 주문이 오늘 통했다.
뭐라도 불태워야 할 금요일이 내게로 왔다.
오늘 저녁부터 주말까지
미친 듯이 나를 잊고 놀아재낄 참이다.
그리고 이번엔 너무 더워서
차원이 다른 주문을 외울 것이다.
“7월 한 달도 다 갔다고 치고......“
그래도 일 할 시간은 충분하고 넘쳐나니 이상한 주문이 아닌가.
아니다. 그냥 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