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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진 Oct 02. 2024

사랑이의 최애 인간

신과 어머니와 동물만이 할 수 있는 사랑


<1> 카페 무단입주냥

1-5. 사랑이의 최애 인간


뭐니 뭐니 해도


사랑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건 뭐니 뭐니 해도 우리 엄마(a.k.a. 사랑이 엄마)일 것이다. 카페에 처음 무단입주했을 때부터 사랑이에게 우리 엄마는 구세주 같은 존재였다. 밥이랑 간식도 챙겨주고, 매일 놀아주고, 무서운 야생동물이 있으면 내쫓아 주기까지 하니 백마 왕자님(?)이나 마찬가지.


사랑이는 일반적으로 고양이들이 가지는 신비로운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고,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고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사랑이가 엄마에게 하는 애정 표현도 다양하다.



엄마의 출근 메이트


우리 카페는 대중교통편이 애매한 지역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사랑이는 엄마 말고 다른 직원의 차가 올 땐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어떻게 알아보는 건지, 사랑이는 엄마의 차가 들어올 때만 전쟁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을 마중 나오는 아내처럼 미친 듯이 뛰어나온다. 엄마는 만날 때마다 처음 보는 것처럼 반겨주는 사랑이를 보면 힘들어도 출근할 기운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도 퇴근 시간엔 사뭇 다르다. 엄마가 퇴근할 땐 배웅은커녕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고개를 반대로 돌리고 있는다. 자기 나름의 서운함의 표시인가 보다.




원격 쓰담쓰담


'골골송'이란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 때 '골골', '그릉그릉'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랑이는 엄마가 쓰다듬어 주거나 엉덩이를 팡팡 두들겨 줄 때 항상 골골송을 부른다.


처음에는 적당히 만족스러운 쓰다듬을 받을 때만 골골송을 불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손만 닿아도 골골대더니, 이제는 손이 닿기도 전에 골골송부터 부르는 경지에 이르렀다! 엄마가 쓰다듬어 주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은가 보다.



엄마 무릎 위는 내꺼!


사랑이는 사람 무릎 위에 올라오는 걸 좋아하는 이른바 '무릎냥이'다. 세상 많은 무릎 중에서도 최고는 물론 엄마의 무릎이다. 엄마가 바깥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근처를 어슬렁대다가, 틈을 보일 때 풀쩍 뛰어올라 무릎에 안착한다.


어릴 때면 몰라도 지금의 사랑이는 상당히 무거워서, 한 번 무릎 위로 다이빙을 하면 그 충격이 상당하다. 그런 고통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사랑이는 항상 예고도 없이 엄마의 무릎 위로 뛰어오른다. 뭐, 무겁긴 해도 귀여우니 봐줄게!





엄마의 코멘트


조건 없는 사랑이란 신과 어머니와 동물만이 할 수 있는 거래.


동물의 특별한 점은 사람과 사람 간에는 쉽게 줄 수 없는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준다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사랑이의 사랑은 기적 같아. 매일 아침 날 반겨주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사랑이를 보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물론 한 생명을 책임지는 거니까,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는 건 항상 명심하고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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