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조흐 Nov 30. 2019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나 사용 설명서

나를 알아가는 30일 글쓰기


한 달 동안 <나>에 대하여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다. 

글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나에서부터 성향, 관계, 수면, 독서, 술, 돕는 마음, 조급한 마음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갔다. 자기 자신을 완전히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어느 정도 있을까? 알고 보면 스스로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매일 글쓰기 모임은 글을 쓰는 습관을 형성하기 위함과 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나>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최근에 베스트 셀프라는 책을 통해서 나의 최고 자아와 반 자아를 알게 되었다. 책을 읽어보니 단순히 읽고 끝나는 책의 형태가 아니라 저자의 질문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을 써야 하는 책이었다. 사회적 삶, 개인적 삶, 건강, 교육, 인간관계, 직장, 영성의 개발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답을 하다 보니, 평생을 함께 해온 나지만 스스로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도 실제로 기록을 해보니 예상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머리로 맴도는 생각과 직접 기록하고 글로 써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이러한 경험을 한 뒤로 <나>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졌고. 매일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29일 동안 나에 대해 글을 써보니 감회가 새롭다. 매일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간 것 같다. 아직 나도 나를 잘 모르기에 브런치 매거진의 제목은 <나도 나를 잘 모른다>라고 지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매거진에도 글이 생각보다 많이 쌓였다. 마침 제7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도 진행하기에 매거진에 쓰던 글을 브런치 북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나도 나를 잘 모른다 브런치 북> 이 모든 것이 꾸준히 글을 써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쓰기를 통해 발견한 '나'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라는 글에서는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며,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사람,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사람,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나의 정체성을 알게 되었다. <당신은 착한 사람입니까?>에서는 내가 언제부터 거절을 잘하게 되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고, <좁고 깊은 관계와 넓고 얕은 관계>에서는 스스로 어떤 관계를 선호하는 지를 알게 되었다. <일상의 불편함 3가지에 대하여>에서는 내가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를 되돌아봤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본다면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답이 나올지도 모른다. 매일 스스로에 대해 글을 쓰던 나는 이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매일 글쓰기는 계속되겠지만. 내일부터는 내가 쓰고 싶은 것 위주로 글을 쓸 것이다. 매일 글쓰기 시즌2를 통해서 나를 한 번 돌아보니 <나 사용 설명서>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이제는 불편한 상황을 느끼는 장소를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그 자리를 의도적으로 피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들을 잘 알기 때문에 기분이 우울할 때는 그러한 일들 위주로만 해서 좋지 않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는 내 인생에서 한층 더 선택을 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 달 전보다 인생의 다양한 선택의 순간에서 상대적으로 더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매일 글쓰기 모임 덕분이다. 함께 매일 글을 썼던 모든 분들께 정말 고생 많았다고. 모두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나를 알아가는 여행은 여기서 잠시 멈춰가겠지만. 

공동체를 통해서든, 내면의 힘을 통해서든. 

매일 글쓰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68일째, 매일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