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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Dec 23. 2019

발톱이 깨져도 우리는 해냈다

한라산 등산,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다

배려심이 깊은 사람들과의 시간은 즐겁다. 어제는 한라산에서 등산을 하고 왔다. 한라산 등산코스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가 있는데, 우리 일행은 성판악 코스로 등산했다. 개인적으로 몇 년 전에도 성판악 코스에 올랐었는데, 이번에도 성판악 코스를 선택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라면 계절, 함께하는 사람, 지구의 중력을 받는 정도, 등산 장비 정도가 되겠다. 이번 등산은 원래 알던 친구 1명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형 1명, 친구 1명, 게하 사장님과 함께 하기로 했다.


대화가 잘 통하고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함께 한라산을 등산하자는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추진력이 어찌나 빠르던지. 한라산을 가자고 말한 10월에 바로 비행기표를 예매할 정도였다. 그렇게 해서 총 5명이 한라산을 타게 된 것이다. 함께한 사람들은 배려심이 참 깊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착한 사람들이다. 함께 등산을 하면서도 서로의 컨디션을 챙기고 물을 챙기고, 먹을거리를 챙겨주는 등. 서로를 배려하고 응원하고 도와줌으로써 모두가 무사히 한라산 등산을 성공할 수 있었다.


서로의 등산 속도에 맞게 따로 흩어졌다가도 앞서 간 사람은 휴식을 취하는 장소에서 기다려주기도 하고. 2명, 2명, 1명. 3명, 2명 등으로 찢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했다. 어느 휴식 공간의 평상에서는 게하 사장님이 귤을 나눠주시기도 하고, 사탕을 나눠주시기도 했다. 생수병을 10병 정도를 챙기신 형은 등산을 하는 틈틈이 멤버 모두에게 물을 나눠줬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한라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다.


등산을 하는 도중에 친구 1명은 발톱이 깨져버렸다. 그래서 더 힘들게 걸음걸이를 옮겨야 했다. 하산을 할 때는 거의 등산 스틱에 의지해서 발을 끌면서 내려올 정도였다. 제일 나이가 많았던 형은 골반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산할 때는 속도가 붙으셨는지 제일 빠르게 내려갔다. 나도 엄지발가락이 불편하기도 했고. 게하 사장님은 등산화 대신 군화를 신고 가서 그런지 발이 더 불편하다고 했다. 거기다가 한라산 정상에서 먹으려고 구매했던 김밥까지 놔두고 왔다. 그래서 작은 사이즈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서 하산할 때는 배가 고파서 힘이 더 빠졌다.


그래도 우리는 해냈다. 발톱이 깨지고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라산 등반에 성공했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면서. 배려하고 도와줌으로써 더 큰 힘을 얻어서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었다. 이번 등산을 통해서 배려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하고 뜻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한 사람들이 더 좋아졌다. 앞으로도, 등산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함께 하고 싶다. 이렇게 배려심 넘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뭔들 못하리. 우리는 전국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다 같이 뭉치려면 쉽지는 않겠지만. 또 한 번 뭉칠 날이 찾아올 것이다. 그날이 얼른 오기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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