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에 대해 참고한 블로그의 글은 2010년의 글이며(물가 상승률 고려X),
생크림 식빵 외에도 치즈 식빵의 원가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었다는 것을.
조금 더 많은,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식빵에 관하여 계속해서 검색했다. 그리고 2018년의 글을 통해 빵집 업계가 겉으로 보기와는 다르게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그리고 식빵 원가와 관련된 또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빵집 운영은 그동안 외식업계에서 ‘백조’에 비유됐다. 빵집 운영이 겉으로 보기엔 우아하지만 정작 물 아래서 분주하게 다리를 움직이는 백조 같다는 것. 식빵부터 디저트빵까지 수십 가지 빵을 매일 구워내려면 새벽 4시에 반죽을 시작해 밤늦게까지 팔아야 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독점하다시피 한 국내 제빵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빵을 만들어봐야 대량생산 방식과 경쟁하기도 어려웠다. <한국경제>, '1년새 빵빵해진 식빵 전문점' 글 참고
식빵 전문점은 오직 식빵만 판다. 팥, 초콜릿, 녹차, 딸기크림 등 다양한 속재료가 들어가지만 제작 과정은 단순하다. 원가율이 40% 안팎이고, 임차료 등을 빼도 순이익률이 20~25%가 나온다. 빵 만들기도 쉽다. 1~2개월 정도 본사에서 교육받으면 초보자도 숙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식빵전문점 점주는 “제빵사를 고용하면 하루 평균 70만~80만원의 매출을 올려도 이익을 내기 빠듯하지만 내가 직접 배워서 하면 하루에 3000원짜리 식빵 100개 정도를 팔아 월 300만~400만원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침부터 쉴 틈 없이 빵을 구워야 해서 힘들지만 달리 신경 쓸 것들이 없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 '1년새 빵빵해진 식빵 전문점' 글 참고
기존의 빵집과는 달리 '식빵'하나에만 집중하는 식빵 가게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빵을 만들기도 쉬우며, 제작 과정도 단순하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식빵의 원가율이 40% 안팎이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임차료 등을 다 빼더라도 순이익률이 20~25%가 된다고 한다. 창업전략연구소 리더스비전의 이경희 대표의 말에 의하면, 이런 형태의 식빵 가게는 대기업 프렌차이즈 빵집과 경쟁하기 어려워진 소규모 개인 점포들이 식빵 한 메뉴에만 집중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얻은 힌트를 통해 내가 주로 가는 식빵집의 식빵 원가는, 판매가격인 3,700원의 40%인 1,480원으로 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대략적인 식빵의 원가를 알게 되었다. 식빵 가게 사장님의 한 달 추정 순이익을 알기 위해서는 원가 외에도 부가적인 요소인 월세, 전기세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우선 월세가 궁금해서 직방을 통해 상가 가격을 찾아봤다. 빵집과 유사한 주변 상가 비용을 찾아보니 1,000/50으로 월세가 50만 원 정도로 추정되었다. 괜찮은 매물이 있어서 상가를 계약해서 나만의 작업실로 꾸미고 싶었지만 일단 참기로 했다. 작업실을 구해도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아이쇼핑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하마터면 상가 쇼핑을 할 뻔했다.
강력분 452g = 632원
식수 250ml = 195원
탈지분유 1Ts(약 15g) = 36원
설탕 2Ts = 36원
소금 1ts(약 5g) = 25원
버터 15g = 146원
인스턴트 아스트 1 1/2ts = 156.8원
휘핑크림 60ml = 264원
생크림 식빵 하나의 원가 = 728원(2010년 기준)
하지만 모든 식빵이 이와 같은 공식과 재료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서 식빵의 원가율은 보통 40% 안팎이라는 힌트를 얻었다. 내가 방문한 식빵 가게 식빵의 평균 가격은 3,700원. 원가를 구하기 위해 판매가의 40%로 계산해보면 약 1,500원이 나온다. 이를 대입하면 식빵 50개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총비용은 75,000원. 판매가 3,700원의 식빵 50개를 모두 판매하면 185,000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식빵을 판매한 총 매출[185,000원]에서 식빵을 생산하는데 들어간 총 비용[75,000원]을 빼면 식빵 가게 사장님의 하루 손익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가게의 하루 순수익은 115,000원이다. 오로지 식빵만을 봤을 때 얘기다. 옥수수빵과 마들렌의 가격은 2,200원. 옥수수빵과 마들렌을 판매시 40%가 남는다고 가정하면, 1개 판매당 약 900원이 남는다고 볼 수 있다. 옥수수빵과 마들렌 40개를 모두 판매하면 총 매출 88,000원이 발생하고, 36,000원의 순수익이 발생한다. *앞선 계산은 모두 식빵 창업 관련 기사에서 나온 '식빵 원가율 40%'로 가정하여 계산했습니다.
이를 통해 추정할 수 있는 식빵 가게 사장님의 하루 총 매출은 185,000원+88,000원=[273,000원], 순수익은 115,000원+36,000원=[151,000원]이다.
가게 임차료, 하루 총 매출, 하루 순수익, 전기세 등을 알아보니, 식빵 가게 사장님이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에 대한 답에 더욱 근접해졌다. 가게를 매일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에 한 달에 총 22일 가게를 운영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하루 총 생산량의 식빵이 모두 팔렸다고 가정했을 때,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한 달 총 순수익은 3,322,000원(하루 순수익 151,000원 x 22일)이다! 식빵이 매번 모두 팔리는 것은 아니기에, 생산한 식빵이 80%가 팔린다고 가정하면, 한 달 총 순수익은 2,657,600원이 나온다. 여기에서 월세 50만 원과 전기세 386,400원의 운영비를 제외하면 총 1,771,200원의 순수익이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내린 결론은 식빵 가게 사장님은 한 달에 671,118원을 벌고 있다는 것!
*물론 이 가정은 정확한 것이 아니며, 생산한 식빵이 모두 팔렸는지(재고 처리 비용), 하루 식빵 생산량이 정확히 몇 개인지(하루 식빵 생산량도 가정일 뿐), 실제로는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쓰레기 처리비, 포장비 등)이 있는지, 감면 혜택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호기심으로 시도해본 식빵 가게 사장님의 한 달 수익 알아보기.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 경기도 오산시 가장동이었다.
얼마 전 쿠키를 만드는 클래스에 참여했다. 쿠키와 튀일을 10판 만드는데 소요된 시간은 무려 3시간. 물론 원데이 클래스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 것도 있겠지만 상당히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익숙해지면 에너지 소모와 시간이 덜 들어가겠지만. 매일 이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상 속 식빵 가게는 시작도 못 해본 채 잠정적 폐업 상태에 들어갔다. 물론 쿠키 클래스에 참여한 순간은 너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