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잡기 10분 전 쓰는 짧은 글

학창 시절의 고무줄 쏘기 실력이 죽지 않았을 것인가?

by 김조흐

오늘도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10월의 날씨는 이제 가을인가 싶으면서도 다시 더워져서 아직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 생각 정리를 하기 위해 유튜브로 4K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려온다. 위이이이잉~~


그렇다. 귓가에서 맴도는 소리는 바로 '모기 소리'였다. 그놈 목소리가 아닌 모기 목소리. 어찌나 신나게 날아다니던지 깜짝 놀라서 내 동공이 확장되었다. 이럴 수가 모기라니!! 모기 소리를 듣자마자 사냥을 할 준비를 한다. 어디 괜찮은 도구가 없나 주위를 둘러보니 고무줄이 눈에 띈다.


학창 시절 고무줄을 통해서 서부의 총잡이 카우보이들이 총싸움을 하듯이 고무줄 싸움을 했다. 고무줄을 손으로 튕기는 것을 넘어서 나중에는 젓가락으로 고무줄 총을 만들어서 서로 전쟁을 벌일 정도였으니. 물론 고무줄 총의 총알은 '고무줄'이었다. 고무줄을 손가락에 끼워 사용하던 우리에게 젓가락 고무줄 총은 새로운 발명이었다.


주로 검을 사용하던 검사의 시대를 지나 총잡이의 시대가 도래했듯이, 조그마한 화력을 지닌 고무줄이 '고무줄 총'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것이다. 그 후에는 고무줄 총의 시대가 지나가고, BB탄 총의 시대가 도래했다. 문명의 발달은 어찌나 빠르던지. BB탄 총은 너무나 강력했기에 눈에 보호 선글라스를 착용해야만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


고무줄 총시대에는 화력이 약했기에 전쟁을 벌여도 그리 위험하지 않았다. 하지만 BB탄 총의 시대가 다가오니 BB탄의 화력이 너무 강했기에 '안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전쟁 도중에 '항복'이라는 개념이 생겼다. 누군가가 선제공격을 펼치고 상대방이 항복을 할 경우에 BB탄 총알을 승리의 전리품으로 받아냈다.


고무줄 하나로 어렸을 적 추억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추억을 회상할 시간이 아니다. 내 눈 앞의 바로 저 '모기'에만 집중을 해야 할 때니까. 과거 회상을 하면서도 내 손은 이미 고무줄 장전에 성공했다. 비록 젓가락은 없을지라도 손을 통해서 고무줄 무기를 만들어서 모기를 조준했다. 자, 드디어 발사의 순간이다. 과연 모기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 학창 시절의 고무줄 쏘기 실력이 죽지 않았을 것인가?


고무줄 장전, 발사! 쉬이이잉~~ 툭! 고무줄은 애꿎은 벽면을 툭 치고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기는 그런 고무줄을 보고 더 기세 등등 해져서 춤을 추듯이 사방팔방을 휘저으며 날아다녔다. 아.. 젓가락만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고민을 하다가 "역시 휴지가 낫겠지?"라는 생각에 이른다. 손으로 조준하는 고무줄 무기는 조준점이 명확하지 않기에 정확도 가 떨어진다.


그래서 내 손과 완벽하게 하나가 될 수 있는 '휴지'를 다음 무기로 선택한다. 모기가 벽에서 휴식을 취하는 타이밍을 노린다. 발가락을 세워서 슬금슬금 다가가 본다. 그래도 가만히 있는 모기. 미안하지만 오늘의 승자는 바로 나다! 휴지와 하나가 된 내 손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모기를 낚아챈다.


스윽~ 툭!


비록 '고무줄로 모기 잡기'라는 거대한 목표에는 실패했지만, '모기 잡기'라는 또 다른 목표에는 성공했다. 모기한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기를.


과거에 스펀지라는 프로그램에서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파리를 잡으면 정말 쉽게 잡힌다고 했다. 그것이 모기한테도 통하나 모르겠다. 카세트테이프를 구해서 한 번 시도해볼까? 아니면 고무줄 총을 만들어서 미리 대비를 해둘까?


음.. 생각해보니 그냥 에프킬라를 쓰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모두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