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비행에는 문제가 없는지 내심 걱정되었다. 비가 오더라도, 바람이 불더라도 비행기는 잘 떠다니는 것을 알지만서도 사람 마음이란 게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비가 오는 탓인지, 항공기와 입구의 연결 문제로 인해 비행기 탑승이 지연되었다. 원래 탑승 시간은 10시 10분이었는데 25분으로 지연되었다가 다시 30분으로 변경되었다. 어제 먼저 제주도로 출발한 친구는 제주도 하늘에 도착한 뒤 착륙해야 되는 상황에서 시간이 지연되어 1시간 동안 하늘을 떠다녔다고 한다. 대한민국남서쪽 끝의 땅을 보고 다시 돌아갔다고 하니. 정말 신기했다.
비행기를 타면서 도착 지연으로 인해 하늘을 드라이브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심 오늘은 그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인생이란 게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으니 말이다. 렌터카도 예약해뒀으니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게 제일 좋긴 하겠다. 제주도에서 나를 기다리는 친구도 있으니.
매번 비행기를 탈 때 불안하기는 하지만 이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생기지도 않을 일에 걱정을 하는 일은 사람의 정신력을 갉아먹는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무슨 일이 닥쳤을 때, 그때부터 걱정을 하고 해결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뭐... 그게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출발 지연에도 불구하고 승무원 분들과 탑승자 분들 모두 신속하게 움직여서 무사히 출발 준비가 완료되었다. 비행 시 안내사항도 무사히 마쳤고. 이렇게 시간이 지연된 상황에서는 승무원들과 기장님들이 시간에 쫓겨서 서두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안전 문제에 대해 사소한 건 넘어갈지도 모르고. 그러나 그들은 베테랑이 아닌가! 그저 믿고 응원해주기로 했다.
이제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 경로에 도착했다. 대기후에 신호를 받으면 출발해서 하늘로 떠오를 예정이다. 엔진이 과열되는 소리가 들린다. 과연 오늘의 비행은 어떨지 몹시 기대된다. 자, 출발한다. 창문가에는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에 영향을 받은 빗방울들이 사정없이 흩날린다. 그리고 떠오른다.
중력이 없어지는 이 느낌.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이다. 마치 바이킹을 타는 것처럼. 비가 와서 그런지 조금만 떠올라도 안개가 자욱하다. 이번 여행은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할지 기대가 된다. 오늘만 흐리고 내일부터는 해가 쨍쨍하게 떠오르기를. 맑은 날이 흐린 날 보다 많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