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곗 소리가 째깍째깍 울린다. 뱃속에서는 공허한 느낌이 가득하다. 속이 텅 빈 느낌. 꼬르륵 소리가 나올랑 말랑한 그런 상태.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해야 할 업무가 있지만 지금은 집중력이 흐트러진 상태다. 잠시 후 점심 메뉴로 어떤 것을 먹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오늘은 짬뽕을 먹으러 가볼까? 아님 불고기 뚝배기? 매콤하고 자극적인 떡볶이? 근처 단골 식당인 돌솥비빔밥집?
머릿속으로 맛있는 메뉴들을 상상하며 크롬 브라우저를 자연스럽게 클릭한다. 업무를 보는 척을 하면서도 검색창에 '떡볶이', '점심메뉴 추천', '가을에 당기는 음식'등의 단어들을 추가한다. 날도 좀 추워졌겠다 국물이 있는 메뉴가 좋겠지?라고 속으로 외쳐본다. 다른 동료들은 어떤 메뉴를 상상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개인 톡으로 한 번 물어볼까? 2인 이상만 주문할 수 있는 메뉴도 있기에 적어도 1명 이상의 점심 동료는 확보해둬야 한다.
이제 점심시간이 되기 6분 전이다. 주위의 공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 점심시간 전의 풍경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승자를 가려내는 눈치게임을 하는 순간과도 흡사하다. 누군가 회사에 출근 한 뒤 설레는 순간 2가지를 말해보라 한다면 '점심시간 10분 전'과 '퇴근시간 10분 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상사나 다른 사람 앞에서는 그 대답이 조금, 아니 많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내면의 답변은 앞의 것과 같다.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은 나의 기쁨이다.
어떻게 보면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회사와 멀어진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꿈이 회사에 있다고 한다. 그런 소리 개나 주라고 하지. 모든 회사가 다 그런 건 아니다. 또한 모든 회사가 다 우리 회사와 같은 것은 아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이전보다 환경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는 환경은 그런 소문과는 전혀 무관하다.
점심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냥 생각하기를 멈추고 조금 쉬면서 점심시간을 기다리기로 한다. 뭐 꼭 점심 메뉴가 너무 먹고 싶어서 기다려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회사와 멀어지는 시간에 느끼는 그 자율성이 좋은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맛있는 점심 식사는 더 큰 만족감을 줄 것이고.
띠리리리! 띠리리리! 오후 12시 30분!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에 점심시간 알람이 울린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자리를 정리하고 점심을 먹으러 갈 준비를 한다. 아니 이미 준비는 모두 되어있다. 그냥 점심을 먹으러 나서기만 하면 될 뿐. 오늘의 점심시간도 매우 알차게 보내자는 마음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이 글은 모두 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