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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흐 Oct 30. 2019

각자의 몰타에서 서로가 원하는 꿈을 이뤄내기를

꿈이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꿈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닐까?       


브런치의 어느 글을 읽다가 한 달 살이와 새로운 도전을 위한 여행지로 시칠리아, 몰타, 모로코, 남프랑스 등을 추천하는 것을 봤다. 거기서 나는 ‘몰타’라는 나라가 익숙하게 느껴졌다. 왜 그런지 생각을 해보니 과거 구여친과 함께 떠나고자 했던 나라가 ‘몰타’였던 것이다.


언젠가의 그녀는 졸업을 앞두고 몰타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의 그녀는 휴학을 하기로 결정했다면서, 2달 뒤에 같이 몰타에 가서 한 달 살이를 하자고 말했다. 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좋은 생각이라고, 같이 가서 살아보자고 얘기했다. 


그때의 나는 그랬다. 과거의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지구 어디서든지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나라인 ‘몰타’에서 한 달 살이를 하자고 했을 때도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라면 사막이라도 거뜬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몰타로 떠나기 위해 하나 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기도 하고, 한 달을 살기 위해서는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기존에 하던 일이나 모임들은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다. 


사실 해외여행은 가봤어도 직접 살아본 적은 없었기에 겁이 나기도 했다.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을 테고, 생전 처음 들어본 나라에서 갑자기 한 달을 살아간다니! 거기다 몰타는 '지중해의 어느 섬나라'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뒤의 그녀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학생이었던 그녀는 몰타에 가는 비용에서부터 거주 비용, 몰타에 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두려움 등에 대해서 여러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몰타행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녀는 몰타에서 사는 것을 상상을 해봤을 때는 좋을 것 같았는데 차근차근 생각을 해보니 우선 자신이 원하는 걸 이룰 때 까지는 쉬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몰타까지 가는 것은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너무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을 때 몰타에 가고 싶다는 말과 함께. 그러면서 10월이나 11월 정도에는 사막이나 스페인, 포르투에 꼭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우리 꼭 사막이랑 포르투에 가자고. "얼마 동안이라도 상상 속에서 당신과 함께하는 몰타는 아름다웠어"라고 말했다.  


"상상 속에서 당신과 함께하는 몰타는 아름다웠어"


그때의 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지금의 나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그녀와 함께였다면 지금쯤 사막의 어딘가에서 수만 가지의 아름다운 별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기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러면서 몰타에 살아보기와 함께 사막에서 별보기, 그녀의 최애 여행지인 포르투에 함께 가보기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물론 인생은 계획처럼 흐르지 않는다.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 서로의 길을, 꿈을 응원해주기로 했다. 나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기에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또 다른 내일을 꿈꿀 수 있었다. 


우리의 추억은 사막의 별이 되었다. 


"꿈이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꿈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 꿈을 현실로 만들기도 한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그녀의 꿈은 몰타 한 달 살이었기에 언젠가 그 꿈을 이뤄낼 것이다. 그리고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 밴드 보컬 등의 또 다른 꿈들도 이뤄가고 있다. 나의 새로운 꿈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나의 가치관이 담긴 책을 출간하는 것. 지금의 우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지만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것을 잘 알기에 어떤 자리에 있든 응원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각자의 몰타에서 서로가 원하는 꿈을 이뤄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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