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해바라기가 되어 버렸다.
화창한 초여름 오후의 따뜻한 햇살과
낙엽 떨어지는 늦가을의 슬픈 노을과
성탄 전야의 함박눈까지 난 아름다워 보였다.
세상 모든 것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지만
너의 영혼이 거기 있었기에
그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너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기 위해 존재했는데
넌 아지랑이가 구불구불 피어오르는
벌거벗은 포플러수 그늘 사이로 떠나 버렸다.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해바라기가 되어 버렸다.
언제나 눈부신 널 바라볼 수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난 행복할 것이라
기도하고 또 기도해서
해바라기가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행복은 사라지고
네게로 다가가고 싶었다.
네게로 다가갈 수만 있다면
좀 더 다가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난 행복할 것이라
기도하고 또 기도해서
샛별이 되어 버렸는데
모든 별들이 사리지는 새벽녘에
널 기다리다.
너의 존재에 가리어 사라진다.
까닭 모를 이 외로움의 끝엔
너의 모습이 존재했다.
언젠가부터 이 까닭 모를
슬픔 때문에 괴로워하며
나 자신을 학대했고
무엇이 그토록 그리운지
그걸 찾으려
거리를 헤매며 방황했는데
너를 다시 만난 그 순간
난 모든 것을 알아 버렸다.
그 존재가 네가 아니길
그토록 원했었는데
난 그걸 지금에서야 인정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