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준비된 사랑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해바라기가 되어 버렸다.

by 김종은

네게 준비된 사랑


화창한 초여름 오후의 따뜻한 햇살과

낙엽 떨어지는 늦가을의 슬픈 노을과

성탄 전야의 함박눈까지 난 아름다워 보였다.


세상 모든 것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지만


너의 영혼이 거기 있었기에

그 모든 것이 아름다울 수 있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너의 아름다움을

더욱 빛내기 위해 존재했는데


넌 아지랑이가 구불구불 피어오르는

벌거벗은 포플러수 그늘 사이로 떠나 버렸다.


나만의 사랑


너를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해바라기가 되어 버렸다.


언제나 눈부신 널 바라볼 수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난 행복할 것이라

기도하고 또 기도해서

해바라기가 되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행복은 사라지고

네게로 다가가고 싶었다.


네게로 다가갈 수만 있다면

좀 더 다가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 되어도 난 행복할 것이라

기도하고 또 기도해서

샛별이 되어 버렸는데


모든 별들이 사리지는 새벽녘에

널 기다리다.

너의 존재에 가리어 사라진다.




나만의 사랑


까닭 모를 이 외로움의 끝엔

너의 모습이 존재했다.


언젠가부터 이 까닭 모를

슬픔 때문에 괴로워하며

나 자신을 학대했고


무엇이 그토록 그리운지

그걸 찾으려

거리를 헤매며 방황했는데


너를 다시 만난 그 순간

난 모든 것을 알아 버렸다.


그 존재가 네가 아니길

그토록 원했었는데


난 그걸 지금에서야 인정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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