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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Jan 12. 2017

안녕 나의 사랑이여

늦가을의 노을이 되어 너의 영혼과 입 맞추고 싶었다.

날 위해


따뜻한 오후의 햇살이 되어

너의 온몸을 감싸 안고


따뜻한 오후의 실바람이 되어

너의 미소를 머금고


맑은 하늘의 한 조각구름이 되어

너와 시선을 마주치고


늦가을의 노을이 되어

너의 영혼과 입 맞추고 싶었다.


너의 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되고 싶었다.


떨어지는 낙엽이 되어

생명을 끝내더라도

너의 촉촉한 눈동자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찬바람에 나부끼어

온몸이 사그라질 때까지

바닥을 굴러 너의 발 밑에 머무를 수만 있다면


너의 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되고 싶다.

그로 인해 행복의 미소를 너와 나누고 싶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지만

도전해 보고 싶은 충동이

날 사로잡고 있을 때였다.


언젠가부터

커피 전문점에서의 약속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난 대학생이 되어 가기 시작했다.


너와 술잔을 기울이며

행복해하던 그때

난 어른이 된 줄 알았고

널 사랑한다 느꼈을 땐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나였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유쾌한 것만을

기억하고 느끼게 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내게 등진 네 모습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정을 위해


또 다른 내 사랑을 위로해 주는

너의 모습 속에서

난 네게 사랑을 느껴 버렸는데


사랑이 되어 버린 널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내겐 없었다.


사랑의 대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이기에

지금의 사랑을 인정할 수 없었다.


반복되는 슬픔 속에서

너의 모습을 그리기엔

우리의 우정은

가을 하늘처럼 높고

겨울 바다처럼 깊었는데

섣부른 욕망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저버릴 순 없었다.


우리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다시 예전처럼 널 느끼며 사랑할 수 있다면

난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이다.


나의 사랑마저도

안녕 나의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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