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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Jan 27. 2017

천사를 위해

너의 영혼은 이슬보다 깨끗했고 너의 모습은 천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너와 나

사랑과 우정 사이엔

너와 나의 모습이 존재했다.


우정인 줄 알고 다가서면

사랑이 되어 버리고


사랑인 줄 알고 다가서면

우정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첫 키스를 하던

종로의 한 선술집에선


이성으로써 널 사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그로 인해

기쁨 아닌 기쁨 속에서

난 혼란에 빠져 있다.


            

천사를 위해 


난 널 천사로 만들고 싶었다.

너의 영혼은 이슬보다 깨끗했고

너의 모습은 천사의 모습 그대로였다.


난 네게 날개를 달아 줄 필요를 느꼈고

난 내 영혼을 담보로 네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하지만 날개를 단

완벽한 천사가 되어 버린 넌 행복해하지 않았다.


언제나 내 영혼의 곁에서 바라보기만 할 뿐

안절부절못하기만 할 뿐

더 이상 다가오지도 멀리 떠나 버리지도 않았다.


하얀 눈이 내리는 어느 날 너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난 예전부터 이걸 원했었는지도 모른다

안녕 나의 천사여.


사랑의 시작 

무스기 없는

생머리를 나풀거리며


흰 면티에 흰 남방 청바지를 입고 있던

한 남학생의 눈에 비친

캠퍼스는

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캠퍼스엔 낭만이 있었고

왠지 모를 기쁨이 있었던

언덕 위에 누워 바라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바다 빛이었고


그 사이에 한줄기 햇살이

그의 눈을 찡그리게 했다.


이것이 너를 본 그해 초여름의

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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