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
새벽이슬에 적신 것 같은
네 입술과
이른 아침 짙은 안개 같이 촉촉하고 상큼한 내음이 나는
네 머릿결과
아침 햇살처럼 따사로운
네 피부와
막 잠에서 깨어나 촉촉한
네 눈동자 속의 미소 짓는 내 모습과
매 마른 듯 통통한
네 손가락의 가락지
그리고 내가 미처 말하지 못한
네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
하지만 그보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건
네 곁에 내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대는 언제나 내게 물어봅니다.
내가 그대를 얼마만큼 사랑하고 있는지
하지만 난 한 번도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의 크기를 말로 표현할 수 없었으니까요.
나도 내 사랑의 크기와 깊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그것을 조금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지금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는
크고 깊다는 걸 말입니다.
내가 그대를 얼마만큼 사랑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대가 저 우주의 끝에 서있다 할지라도
나는 그대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이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존재니까요.
유일한 당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지금 내 앞의 당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때도 그 말을 써야 했습니다.
그 말 때문인지 지금 우리가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지금부터는 생각이란 걸해야 겠습니다.
당신이 미소 지어주는 지금처럼
아니면 예전에 당신을 얻었을 때처럼
그 느낌을 가장 비슷하게 표현해야 하니까요.
사랑한다는 말 말고 다른 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내 마음에 가까운 그런 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당신도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거든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상엔 아름다운 게 너무나 많아
하늘을 봐
네 꿈만큼이나 맑고 높은
그런 하늘을 봐
바다를 봐
네 사랑만큼이나 넓고 깊은
그런 바다를 봐
산과 들을 봐
네 순수만큼이나 깨끗한 이슬에 젖은 꽃과 나무가 있는
그런 산과 들을 봐
거울을 봐
그리고 네 얼굴에 미소를 띄어봐
그 미소를 띄우며
그녀를 봐
네 미소에 덩달아 눈 감은 듯 미소 짓는
그런 그녀를 봐
그리고 다시 세상을 봐
그러며 상상을 해봐
이 모든 걸 가진 너를
이제 알겠지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