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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Sep 13. 2016

친구와의 사랑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불나방이 불 속으로 날아드는 이유를 말입니다.



유혹


난 더 이상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면

난 더 이상 이별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겼으니 까요.


하지만

그 사랑으로 인해 미소 짓고 행복해했던

그 순간의 기억 때문에

이별의 아픔이 추억이 된 지금에서

난 또 사랑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이별은 언제나

내가 감당하기 벅찰 정도의 슬픔을 주었지만

세월이 준 망각의 시간은

그 슬픔을 어느덧 웃으며 되 뇌일 수 있는

술 한 잔의 추억 거리로 만들어 주었으니 까요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불나방이 불 속으로 날아드는 이유를 말입니다.



친구와의 사랑


난 더 이상 친구란 낱말을 사용하기가 두려워져 버렸다.


친구와의 우정을 의심하게 된지 오래고

연인과의 사랑도 의심하게 되어 버렸다.


우정이란 무엇이고

사랑이란 무엇인가


서로에 대한 호감과 관심은

왜 연인과의 사랑이라 생각 하려하고

우정의 범주에선

왜 아무도 모르게 살짝 빼 버리는 것일까.


그럼 행복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까.



기억 Ⅲ


사랑이란 낱말을 들추어보면

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너의 모습이 잠자고 있었다.


저 들판의 해바라기보다 더 오랫동안

널 바라보았는데

지금의 난

너의 모습을 선명히 그릴 수 없다.


그 커다랗던 눈은 감아 버렸고

환하게 웃던 너의 얼굴과 달콤한 속삭임까지

보여 주지도 들려주지도 않고


넌 그냥 그대로 침묵하며

그 자리에서 잠자고 있었다.



기억 Ⅳ


그녀를 생각하며

지난 시절 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토록 원망했고

원망했던 시간만큼이나

그리움에 슬퍼했는데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무슨 걱정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졌다.


모든 것이 망가진 후였고

그 위에 또 다른 사랑과 우정을 키우고 있던 나인데

갑자기 너의 모습이

날 또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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