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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Jun 14. 2023

아보리스트(Arborist)가 된다는 건(6)

아보리스트(Arborist) 교육 6일 - 가지치기 실습

수목의 구조, 생리, 특성, 생존전략 그리고 올바른 가지치기(전정)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교육장에는 수많은 교보재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론 수업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닌 수집된 목재가 샘플이 되어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바탕으로 생동감 있게 진행됐다. 놀라웠다. 만약 아래의 사진처럼 교보재가 없었더라면 단순한 이론 교육이었을 것이다.

수집된 교보재들 중 가운데 사진은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소나무에 흉터를 낸 자국이다.


한 과목씩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내가 정말 나무를 몰랐구나'였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자세히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었다. 이론 수업을 마친 후 강사님에게 찾아가 질문을 했다. 강사님은 우리나라 자료를 참고하는 것보다 ISA(the International Society of Arboriculture)에 기재된 정보를 하나씩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주셨다. 해당 홈페이지는 수목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권위 있는 협회였다.


수업은 저녁 10시가 넘도록 진행됐다.

(잠은?)


다음날 새벽 아침.

교육생들이 모여 식사 관련 회의를 했다. 교육생들끼리 식사 당번을 정해 매 식사를 준비했다. 그러다보니 수업 도중 취사장으로 나가 밥을 해야 했다. 이는 곧 수업에 대한 집중을 깨뜨렸다. 그래서 식사를 간단히 준비하기로 했다.(장을 보러 나가는 것만으로도 왕복 1시간 40분가량 소요됐다.) 우리는 한 번에 오래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정했다. 바로 곰국.


등반 생활을 오래 한 선생님께서 나를 보며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

"나중에 결혼하고 자녀가 생긴 후 먼 길 출장을 나가게 되면 곰국을 끓여놔야 해요." 

"네? 그게 무슨 말씀.... 이 시죠?"

"아빠가 먼 길 나가면 가족이 오랫동안 먹을 요리를 해두고 나가는 게 국룰이에요."

"아~ 그런 거예요?"


(지금도 의문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유부남 선생님. 정답을 알려주세요. 그런가요?)

뼈를 푹 고으기 위해 장작을 준비했다.


그림 같은 풍경에 자연인이 된 기분이었다. 비록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도시에 있었지만.


오전 수업, 어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가지치기 실습을 떠났다.

직접 나뭇가지도 다듬어보고, 죽은 나뭇가지도 잘랐다. 모든 교육은 센터장님의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직접 가지를 잘라봤다. 오른쪽 사진 속 나무는 죽었을까 살았을까.

직접 나무를 보고 만지며 다듬어보는 수업은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오후 내내 진행됐다. 해 질 무렵 수업은 종료됐고 교육생들은 장비를 정리하며 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산속에 부릉부릉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이야. 이 험한 곳에 오토바이가 들어왔네."

"그러게요. 차도 운전하기 힘든데..."

"어? 그런데 우리 쪽으로 오는 것 같은데요?"

"에이 설마.."

 

오토바이는 우리를 향해 오고 있었다. (....???)

강릉 부연동 마을에 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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