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첫 번째 설계 2편
2018 첫 번째 설계 2편
긴 세월 복이 따르는 배, 장복호
설계 이야기
설계를 시작하기 전, 가장 중요했던 첫 번째는 바다 근처의 공간을 구하는 것이었다.
운이 좋게 바다가 보이는 2층을 구하게 되었고, 그 공간에 장복호를 어떻게 들여놓을지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장복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을 오롯이, 혼자 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설계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단순히 공간을 꾸미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 사람들이 느낄 공기, 모든 인상적인 부분까지 설계하는 것이 내가 정의한 공간에 대한 철학이었고, 그 모든 것들을 장악해 보는 실험을 하기로 했다.
혼자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며, 그에 따른 주방에서의 행동과 객장에서 필요한 행동, 동선을 생각하며 공간을 구분하고 형태를 구성해, 텅 빈 공간에 커다란 덩어리를 툭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덩어리에 장복호의 요소들을 집어넣었다.
장복호는 어렸던 나에게 붉고 거대한 배였다.
물살을 가르는 선미는 우아한 곡선이었고, 빛 한 점 없는 망망대해
그곳에 떠 있는 배 한 척은 집어등으로 칠흑 같은 어둠을 이겨냈다.
장복호의 붉은색을 찾기 위해, 조색작업과 칠하고 말리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했다.
집어등을 꼭 쓰고 싶어 선구점에 가서 집어등과 부속을 사 와 배가 아닌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실험을 하는 과정을 진행했는데, 집어등 하나가 잡아먹는 와트수가 어마어마해서 실내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에 절망했지만, 최대한 비슷한 느낌의 등을 찾는 일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운명처럼 일광전구에서 집어등을 모티브로 제작한 백열전구를 찾아냈다! 그렇게 장복호의 색과 곡선, 빛이 공간에 실재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서예를 공부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써달라고 부탁한 장복호의 서체는 공간의 정체성을 완성해 주었다.
의도와 우연히 만나, 동한두기라는 제주의 작은 바다마을 텅 비었던 2층의 공간에
장복호라는 배가 자리 잡았다.
장복호에 앉아, 식사하시는 분들은 이야기한다.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배 위에 앉아있는 기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