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지전(부추전) 이야기
오늘은 '전구지전'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식에는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지만 단언컨대 저는 부산말로 전구지전 서울말로 부추전을 제일 좋아합니다. 오늘 음식을 선택한 이유는 장마도 아닌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저는 습한 날을 너무 싫어하고 습하게 되면 힘이 너무 많이 빠지게 됩니다. 또 더 덥게 느껴지면서 입맛이 없어지다 보니 비장의 무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전구지전'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재료>
전구지 / 부추 1단
대파 1줄
당근 1/3개
달걀 1개
부침가루 350 ml
물 350 ml
<간장소스>
진간장 4T
고춧가루 1T
식초 2t
*추가적으로 해산물(특히 조갯살, 오징어)을 추가적으로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반죽 시 보통 1:1로 하지만 습한 날에는 물을 300~325 ml로 줄여서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준비해야 할 재료들 전구지, 대파, 당근을 흐르는 물에 잘 씻어서 먹기 좋게 썰어서 큰 볼에 담아줍니다.
바로 부침가루와 물 그리고 달걀하나를 넣어서 손으로 치덕치덕 반죽을 해주면 됩니다. 날씨가 습할 경우 물의 양을 적게 넣어도 충분히 반죽이 잘 되니 조금씩 넣어가면서 취향에 맞게 반죽해 주시면 됩니다.
팬에 기름 한 바퀴 둘러주시고 충분히 가열을 해줍니다. 기름양을 한 바퀴 이상할 경우 전이 튀겨지는 느낌이 있는데 튀겨지게 해 드시려면 이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구우실 때 반죽을 최대한 얇게 해 주시고 불 온도는 약~중불 사이로 놓아주시면서 바삭 또는 촉촉하게 익혀주시면 됩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이제 먹을 준비를 하면 됩니다. 저는 부침가루 안에 들어있는 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반죽에 간을 하거나 찍어먹는 소스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맛이 부족하시다거나 간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드시면 반죽에 간을 하셔도 되고 아니면 찍어먹는 간장소스를 만들어서 찍어드셔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찍어먹는 간장에 식초를 넣어주는 게 저의 팁(저는 간장소스에 식초를 더 넣습니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한입 드셔보시면 입안해서 순각 확~하는 느낌이 들거라 생각합니다 (드셔보세요 그럼 아실 거예요).
비도 오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입맛도 없어지고 하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만들어서 먹었습니다. 가끔은 비 오는 날 비 오는 소리만큼 마음도 울적하게 내려앉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는 이 차분한 울적함을 즐기라 말하고 누구는 분위기를 바꿔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어느 쪽도 추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지금 당장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대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이죠. 하루쯤은 내 마음 가는 대로 두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기름에 익어가는 '전구지전' 소리를 들어보면 저절로 막걸리생각이 나면서 색다른 기분이 들 테니까요. 혼자서 즐겨도 좋고 친구 또는 연인과 같이 솔직함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요? 술과 안주 그리고 분위기가 어울려진 여러분의 '전구지전'이야기가 어떨까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