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1월 1일



소나무 잎에 쌓인 눈 위로

눈발이 다시 내려앉는다.

거창한 일을 새롭게 시작해야지 하는

억지 다짐을 짜내고 싶지는 않다.

여전히 다르지 않을 오늘을

태연하게 시작하는 거다.

더딘 일을 진척시키려고 채근 거리며

조바심 내지 않기로 한다.

주어지지 않는 덤에는

눈길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이나 잘 보살피면서

사는 삶을 지켜야 할 때다.

다리가 아프면 조금 덜 걷고

배가 고프지 않으면 조금 늦게 먹어도

좋을 시간에 있고 싶다.

소박하지만 강한 지속력을 유지하는

사소한 일상을 살아야겠다고 다독이는

1월 1일의 신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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