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사랑 수선공
사람이나 물건이나 함께 살아가야 할 동안에는
고치지 못할 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탈이 나면 진맥을 하고 빠른 처방을 내려줘야 합니다.
약만으로 부족하다면 주사를 놓아주고
물리치료도 병행해주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병이 생기면 원래대로 치료가 되지를 않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의 보살핌이 있어도
최첨단 의료기의 도움을 받는다 해도
훈장처럼 몸과 마음속에 새겨질 후유증을 모면하지는 못합니다.
물건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부러진 곳을 잇고 색을 입히고 광택을 낸다 하여도
완전하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방치한다면 생명체는
생을 지속하지 못할 지경에 처하게 됩니다.
생명이 없는 것들은 쓸모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사랑도 수선이 필요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빈틈이 생기면 틈을 메워야 합니다.
감정의 골이 깊어져 미움이 서로를 향해 습격을 가하면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를 건설해줘야 합니다.
돌보지 않고도 스스로 지속되는 사랑을 기대하면 안 됩니다.
흠이 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을
다시 사랑하도록 고치는 수선공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