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주렴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햇살 주렴


눈이 소복하게 내린 휴일 오전,

한가롭게 창밖에 늘어선 햇살 주렴을

손바닥으로 거두며 봄을 기대하고 있다.

봄나물은 이미 꽃을 피웠다는 소식을 받았고

앞길이 바쁜 홍매화의 개화는

한참이나 전에 알고 있었다.

우수가 지났지만 바람이 품고 있는

냉기의 강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눈 날림의 시간이 겨울의 끝을 잇고 있다.

그러나 휴애리에서는 이미 매화꽃 축제가 시작되었고

산비탈 햇살이 드는 곳에서는 노란 복수초가

눈을 밀어내고 피어있음을

봄을 기대하는 우리는 직감으로 알고 있다.

햇살의 발이 주렴처럼 내리며

봄을 눈살 주름 밑까지 데리고 온 날에는

너에게로 가서 햇발 주렴처럼

화사한 봄꽃으로 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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