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사랑한 김치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라면을 사랑한 김치


나를 외면하면 이빨 빠진 호랑이 당게요.

발톱 무뎌진 독수리, 앙꼬 없는 찐빵이랑게요.


내가 곁들여져야 비로소 맛의 완성이지요.

온갖 양념이 발라져 있어도

향긋한 기름으로 버무려져 있을지라도

다른 반찬은 장식에 지나지 않아요.


금방 담가져 붉음이 지나치게 보이거나

오래 묵어 쉰내가 나거나 상관없이

잘 어우러질 준비를 항상 끝내고 있지요.

꼬들꼬들한 면발일 때가 제일 괜찮지만

국물을 많이 삼켜 불어난 면발이어도 좋아요.


나 없이는 국물도 끝내주지 못해요.

라면을 사랑한 김치처럼

나만이 그대에게 어울리는 유일한 사람이지요.

이 세계를 다 뒤져도 없을 사랑으로

착붙어서 그대를 지키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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