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으로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안갯속으로


봄과 여름을 잇고 있는 황룡강의 새벽은 안개가 접수를 하고 있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멀구슬나무는 그윽한 꽃향기를 강가에 분사하며 안개를 농밀하게 해 준다. 서걱이며 서로의 거친 잎새를 부딪치며 몸통을 불리고 있는 갈대가 짙어진 안개와 대치중이다. 느려진 걸음에 붙잡힌 안개가 운동화끈의 무게를 가중시킨다. 산다는 것은 무거워지는 신발을 신은채 발차기를 하며 끊임없이 안개를 헤엄쳐 건너는 과정이다. 속을 완전하게 보여주지 않는 안갯속으로 들어가 보지 않으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손에 닿을 것처럼 가까이 보이지만 착시일 뿐 감각보다 멀리 있거나 예상했던 물체와는 전혀 다른 무엇을 감추고 있는 것이 안개의 속성이다. 만져지거나 눈으로 실체를 직시하기까지는 예단하면 안 된다. 불확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안개밖에서 안갯속으로 침투를 해야 한다. 살아가는 이치를 찾아내려면 안개 안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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