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밤에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함박눈이 내리는 밤에

밤새 함박눈이 오는 날에는

함께 살았던 사람들이 더 그립다.

오늘 아침 밤상머리에서 뜨거운 국물에

훌렁하게 밥 한 숟가락을 말아 같이 먹었거나

모닝커피를 마시며 곁에 있는 듯

목소리를 낮추고 장거리 전화통화를 했더라도

눈송이가 커질수록 보고픔이 뜻하지 않게 커진다.

가까이 있어도 자주 안아주지 못해서,

멀리 있다는 핑계로 자꾸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더 그리워지고 한창 진하게 올라오는 살가움을

눈 내리는 밤에 느껴보는 것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밤에는 어둠을 관통하며

애틋해서 포근한 정취에 빠져들어도 괜찮다.

날이 새면 눈 쌓인 첫길을 밟으러

깊은 잠을 깨워서 일찍 서둘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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