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밤에
밤새 함박눈이 오는 날에는
함께 살았던 사람들이 더 그립다.
오늘 아침 밤상머리에서 뜨거운 국물에
훌렁하게 밥 한 숟가락을 말아 같이 먹었거나
모닝커피를 마시며 곁에 있는 듯
목소리를 낮추고 장거리 전화통화를 했더라도
눈송이가 커질수록 보고픔이 뜻하지 않게 커진다.
가까이 있어도 자주 안아주지 못해서,
멀리 있다는 핑계로 자꾸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더 그리워지고 한창 진하게 올라오는 살가움을
눈 내리는 밤에 느껴보는 것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밤에는 어둠을 관통하며
애틋해서 포근한 정취에 빠져들어도 괜찮다.
날이 새면 눈 쌓인 첫길을 밟으러
깊은 잠을 깨워서 일찍 서둘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