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니가 갈래, 내가 갈까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내일도 수술 잘 하시구요.”
요즘 나와는 태생부터 다른 사람을 대할 일이 많다.
“아이고 사장님! 왜 이렇게 오랜만이세요? 약발이 별로셨어요?
마침 오늘 굉장한 놈이 들어왔는데 사장님께서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딱- 찾아오시다니요.
요놈 말고도 종류가 많아졌습니다.
주사가 좀 불편하고 힘드셨으면 물에 타는 가루나 코로 바로 흡입하는 기구도 있구요.
천천히 한번 둘러보세요. 그새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기업 회장, 내로라하는 회사 사장, 의사, 판사, 변호사…
한때는 부러워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내 고객들이다.
그중에서도 의사가 제일 많다.
의사들이 이렇게 약을 많이 하는지 몰랐다.
하긴 제정신으로 피 보고 수술하는 것도 또라이지.
“준호야, 오늘 오랜만에 함 갈까?”
“좋지. 손이 벌써 그립다 안 하나.”
“제수씨는 뭐라 안 하나?
”아는지 모르는지, 알고도 모른척하는 건지 아무 말도 안 한다. 간섭 안 하니까 좋긴 좋은데… 아 몰라 그냥 가자!”
탁. 탁.
“아~~!!!!!!! 첫 끗발이 개끗발이라더니 진짜 안 맞네, 시발.”
“야, 정봉수! 임마! 가자. 술 그만 처먹고. 술 아이가?
약했나? 하~ 돌겠네 이거 진짜. 팔아야 될 거를 지가 하고 앉아있노. 에이씨.”
하우스에만 들어갔다 하면 네 발로 들어갔다가 두 발로 나온다.
봉수새끼는 자신의 다리로 걸어 나온 적이 없다.
나를 이 마약 같은 도박 구렁텅이에 밀어 넣고는
지 혼자 여기 사장들과 술을 마시고 놀고 있다.
이게 다 영업 비결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그 덕인지 약장사도 잘 되고 있으니 여기서 몇 푼 잃는다고 아쉽지는 않다.
“정봉수. 니 어제도 집에 우예 들어갔는지 기억 안 나제? 당연하지. 니는 맨날 이 행님이 업어다 주는 걸 고맙게 생각해라. 알긋나?”
“아.. 대가리 깨지겠네. 알겠다 알겠다 고맙습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행님아- 됐나? 니 근데 생각해 본 적 있나?”
웬일로 엉큼한 눈에 조심스러움이 깃들어있다.
“만약에, 진짜 만약에 우리 하는 일 걸려 가지고 깜빵가야하면… 니가 갈래, 내가 갈까?”
…….
“위이이이이잉!”
바짝 날이 선 네 개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