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벼라...

by 김명환



모스크바.jpg 옴스크에서 모스크바 가는 길



옴스크에서 모스크바까지는 2,717킬로미터, 다시 2박 3일을 달려야 된다. 이번 기차의 침대는 둘 다 이층 칸이다. 양쪽의 일층 칸은 일행인 젊은 여자 2명이 잡고 나이 먹은 우리는 모두 이층이니 좀 늦게 표를 끊긴 끊었지만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IMG_0020.JPG
IMG_0022.JPG
옴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기찻길 옆으로 자작나무 숲이 계속 이어진다.


같은 일행이 1층, 2층을 끊어야 짐도 1층 침대 밑에 같이 보관하면 좋고 낮 시간에 같이 1층에 앉아 밤에 잘 때는 한 사람은 이층으로 가면 서로 좋은데 전부 2층이면 짐도 보관하는 데 상당한 문제가 있고 잠자지 않는 시간에 1층에 사람이 누워 있으면 식사도 하기 어렵고 앉아 있기도 상당히 어렵다.


IMG_0030.JPG
IMG_0026.JPG
끝없이 이어지는 벌판, 벌판, 벌판,


하지만 자기들도 이층 보다는 아래층이 여행하기 편해 선택한 것을 우리가 일방적으로 바꿔 달라 할 수도 그렇다고 러시아어로 양해도 구하기 어렵다. 서로 영어 몇 마디 주고받다가 서로 포기한 사이이니...


20140808_163204.jpg 끝없이 이어지는 벌판에 동네가 있으면 무척이나 반갑다.


좋은 방법은 1층에 있는 한 사람이 시트를 갖고 2층으로 가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배낭을 2층 침대 위로 겨우 올리고 밤에 자는 시간에만 2층 침대로 올라가고 낮의 시간에는 자기들도 불편하게 1층 침대 모서리에 앉아 있기도 하며 그렇게 서로 어렵게 모스크바를 향해 달려갔다.


20140808_163932.jpg
20140808_163352.jpg
다시 이어지는 평원


자리가 조금은 불편해도 시베리아를 달리는 기차는 거침이 없이 달린다. 정말 광활한 평야를 한도 끝도 없이 달리고 또 달린다. 자작나무 숲이 계속 이어지는가 싶다가 초원지대가 나타나고 다시 물이 흐르고 또 호수가 나타난다.


20140808_210128.jpg
20140808_164434.jpg
평원을 달리다 만나는 도시는 정말 반갑다.


그러다가 해가 지고 정말 밤이 되면 기차에서는 할 일이 없어진다. 나는 밖의 경치만 신나게 즐기다가 어둠이 짙어져 밖의 경치가 사라지면 그때 다시 나의 삶이 시작된다. 씻고 밥을 준비한다. 밥이라고 해야 검은 빵과 오이, 당근 등과 고추장. 어둠이 짙어져야 밖의 경치에서 자유로워진다. 식사를 하고 음악을 듣고 잠을 청한다. 다시 새로운 내일을 위하여


20140809_062238.jpg
20140808_210254.jpg
오이에 고추장, 그리고 검은빵과 바나나와 다른 과일 등으로 식사를 한다. 멀리 동이 튼다.


그리고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새로운 하루라고 해야 기차에서의 하루다. 하지만 정말 시베리아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편도에 6박 7일을 달린다. 한 열차를 타고 계속 달린다면 정말 깜깜한 밤에 경치를 보지 못하는 시간도 사흘은 될 것이라 생각된다.


20140809_065254.jpg
20140809_063648.jpg
일출과 기찻길 옆으로 흐르는 강.


우리가 본 경치가 전체의 2/3 정도나 될까? 혹시 중간에 졸거나 책을 본다면 더 줄어들기도 하겠지? 난 정말 낮에 잠을 자거나 독서를 하지 않았다. 밖을 보는 것이 다 좋았기에...


20140809_065826.jpg
20140809_065802.jpg
안개가 낀 모습이 몽환적이다.


지나는 순간, 순간이 정말 아름다웠고 잊지 못할 풍경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정차하는 역마다 새로운 풍경과 재미를 준다. 또한 기차에서 맞이하는 일몰의 풍경과 다시 해가 뜨는 모습을 기차에서 맞는 기분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준다.


20140809_111635.jpg
20140809_111621.jpg
한참을 달려가다 정차한 기차역. 오랜만에 정차한 역에 많은 사람들이 내려 물건을 사거나 운동을 한다.


20140809_111700.jpg


20140809_121252.jpg
20140809_121247.jpg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이었다가 다시 강이 나오고 그러다가 도시가 나타난다. 어찌 보면 조금은 틀에 짜여있다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런 것들이 시베리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이라고 해야 될 것이라 생각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풍경으로 6박 7일을 달린다면 그것을 좋아하며 여행을 즐기지는 않을 테니까...



20140809_133950.jpg
20140809_133958.jpg
자작 나무 숲과 드넓은 강


20140809_134200.jpg
20140809_134108.jpg



그 언젠가 우리의 눈을 외국으로 돌려야 된다고 부르짖었던 시대가 있었다. 국내를 벗어나 국제적으로 놀아야 된다고 했고 그러다 국제화가 아닌 세계화를 내걸고 외국의 문물을 많이 접해야 된다며 많은 공무원과 회사원들이 외국으로 외국으로 나간 적이 있었다.


20140809_134456.jpg 기차가 지나다 만난 동네의 모습. 한가하고 쓸쓸하다.


20140809_150617.jpg
20140809_150623.jpg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


글로벌제이션이라는 이야기,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선진국의 경영스타일이나 기법을 배우자는 것이었는데 그때 이런 곳을 찾아 투자를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하기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농지가 없어 농민들이 어려운 것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난 사업가가 아니니 어떻게 판단을 하겠는가? 이 넓은 대지를 개간하여 곡물을 생산한다면? 하지만 곡물을 생산하는 미국이나 캐나다, 그런 나라들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20140809_151437.jpg
20140809_162426.jpg
시베리아 벌판과 정차역 풍경


이 드넓은 땅을 바라보며 뜬금없는 생각들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농지가 부족하다고 서해안을 메꾸어 농지로 만들어 놓았는데 지금은 쌀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쌀값이 떨어져 논에 쌀농사를 짓지 않으면 돈으로 보상하고 있는데...


20140809_165957.jpg
20140809_171059.jpg
기차를 타고 가다 만난 부유한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택가. 집들이 고급지다.


20140809_174131.jpg
20140809_171108.jpg


시베리아를 기차로 지나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 정말 드넓은 대지에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대지와 조그만 시골, 그러다 나타난 도시와 경치 좋은 곳에 나타나는 정말 좋은 저택들...


20140809_174212.jpg
20140809_174146.jpg
벌판을 지나고 이제는 넓은 강이 나타났다.


20140809_190629.jpg
20140809_190600.jpg
기차가 서면 장사하는 사람들이 몰려와 흥정이 이루어진다. 객차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배워왔던 소련, 철의 장막의 쳐 있는 나라, 그리고 죽의 장막이 쳐 있는 중국, 지금은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 왕래하는 곳, 정말 러시아는 비자도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닌가?


20140809_201149.jpg
20140809_190639.jpg
해가 뜨고 기차는 달리다 다시 멈추고 그리고 또 달린다.


20140809_201452.jpg
20140809_201432.jpg
차창 밖의 모습과 침대칸 내부의 모습


냉전의 시대에 화가가 해바라기를 그렸다고 해서 기관에 끌려가 취조를 받았다는 나라가 우리나라였단다. 해바라기는 냉전시대 소련의 국화에 해당되는 꽃이었다고 했던가?


20140809_201511.jpg
20140809_201444.jpg
일상적인 차창 밖의 풍경들. 자꾸만 보이는 풍경이지만 계속 새롭다.


그런 나라를 지금 우리는 이렇게 여행을 하고 있다. 진짜 러시아말 하나도 모르면서 열흘 이상을 기차로 움직이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지내고 있다.


20140809_203625.jpg
20140809_203826.jpg
같으면서도 다른 풍경인 시베리아의 모습


이번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묘미는 광활한 대륙을 지나는 멋진 광경과 바이칼 호수 여행, 그리고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였다. 시베리아의 횡단 열차는 다양한 꿈과 많은 사연을 안고 모스크바를 향하여 그렇게 계속 달여 정말 이른 새벽에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keyword
이전 05화이르크추크에서 옴스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