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이제 프라하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다시 오스트리아의 빈으로 간다. 프라하에서 빈까지는 기차로 약 4시간 10분이 걸린다. 체코에서는 그래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저렴한 호텔이 있어 좋았는데 오스트리아의 빈은 유명한 관광지답게 호텔이 무척 비싸다.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니 교통이 편리한 곳의 호스텔로 정한다.
숙소에서 우리들만의 여유를 즐기기는 2인실이 좋겠지만 하루 이틀 머무는 것은 다 인실을 이용하는 것도 다른 여행객들과 만나는 시간도 되어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 모스크바에서도 여러 사람이 같은 방에서 자는 백퍼 커스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만나 같이 여행하는 행운도 얻었었다. 더 좋은 것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5박 6일간의 프라하의 여행은 환상적이었다. 처음 도착할 때의 두려움과 불쾌함이 있었지만 숙소도 좋았고 아침의 식사도 좋았으며 저녁에는 와인이나 맥주와 함께 인근 동양인의 식당에서 밥과 일본식 된장국 등으로 저녁 식사를 하고 점심은 관광지의 식당을 이용해도 북유럽이나 독일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싸 큰 부담이 되지 않았다.
이제 여행이 한 달 반 정도 지나가니 몸도 마음도 조금은 지쳐 가는 것 같다. 그러니 나는 아내의 눈치보기 바쁘다. 혹시 몸이 불편하지는 않나, 음식이나 숙소가 불편하지 않은지 신경이 쓰인다. 프라하에서 많은 우리나라 여행객들을 만났는데 모두가 젊은 사람들이고 학생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취향이 있고 가고 싶은 곳이 있는데 아내는 같이 돌아다니고 싶은 눈치다. 하지만 젊은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윗사람들의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데 환갑의 노인들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런데 관광지가 다 그렇고 그래서 만나 이야기하다 헤어지고 또 다른 관광지에서 다시 만나고 그러면서 관광을 하게 된다.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좋은 관계로 만나 일을 하던 정치를 하던 좋을 땐 한없이 좋아하며 간이나 쓸개도 빼줄 것 같이 하다가도 돌아 서면 완전히 원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있을 때 서로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예술과 문화의 도시 비엔나를 찾아가는 길은 설렘과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큰 무기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많고 많은 시간이다. 그러니 무조건 가는 것이다. 일단은 그 도시에 들어가서 스마트 폰으로 유명한 관광지를 검색하고 다시 지도로 찾아가는 법을 익혀 가고 모르면 숙소의 프런트에 가서 물어보면 잘 알려주니 그냥 부딪치고 보는 것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나?
아주 짧은 영어로 물어보면서도 우리가 답답해하지 않고 상대방이 더 답답해하고 모르면 그냥 지나쳐 버리는 아주 단순 무구한 여행을 하고 있으니 그것이 하나의 무기라면 무기였다.
어디 가서 무엇을 꼭 보고 와야 한다는 의무감도 없고 가다 좋은 곳 있으면 사진 찍고 인터넷 어플 찾아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 찾아보고 또 여기서 유명한 곳은 어디지? 하며 그냥 찾아가고 그렇게 우리들의 여행은 그렇게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쉰 부른 궁전에서 보낸 것 같다. 티켓을 사서 궁전의 내부를 관람하였는데 사진은 찍을 수 없어 사진은 없다. 그리고 궁전 정원을 거닐어도 보며 여유를 부리고 돌아다녔다. 어쨌든 자유여행의 장점은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비엔나에서의 숙소는 호스텔의 다 인실 방이다. 여기는 6명이 한방에 자는 남녀 혼숙의 방으로 대부분 부부나 연인들이 오는 방인데 그날은 동유럽의 젊은 부부 2쌍과 우리 부부가 숙소에 머물렀다. 그들 2쌍은 동구권 언어로 4명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으나 우리는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짧은 영어로 수인사만 하고 우리의 여행 코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여기 호스텔은 세계적인 체인망을 갖고 있는 호스텔로 젊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고 숙소에 체크인할 때 클럽의 맥주 시음권을 한 장씩 주는데 그것을 한번 쓰러 갔더니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굉음의 음악과 그 소리에 뒤지지 않으려고 떠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실내가 무척이나 복잡하였다.
한국의 술집이라면 나이 든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거북스럽겠지만 외국의 클럽은 그런 것에 구애를 받지 않으니 좋기는 하다. 간혹 보면 우리 또래의 사람들도 눈에 띄니 우리가 주책은 아닌 것이라 스스로 위로를 하지만 둘이 남들이 떠드는 소리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맥주 한잔을 다 비우지 못하고 나왔다.
비엔나 시내에서의 교통수단은 버스나 전차를 주로 이용하며 돌아다녔고 걸어 다니다 힘들면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며 다리를 쉬었고 식사는 대부분 페스트 푸드를 먹었다.
호스텔에 묵게 되면 주방이 있어 식사도 숙소에서 해결하고 세탁도 보통 코인 세탁기들이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프라하에 있을 때는 호텔에 묵게 되니 별도로 세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무척이나 비싸 빨래를 미뤄 놓았다가 이런 곳의 코인 세탁기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그렇지만 여기도 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비용도 세탁하고 탈수까지 하는데 8유로가 들고 빨래가 끝날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된다. 다른 사람들이 빨래 통으로 줄을 세워 놓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빨래도 했고 돌아볼 것도 다 보았으니 다음 날은 또 이동해야 된다. 다음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