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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유 Jul 06. 2024

가끔 일찍 일어나는 것과
매일 일찍 일어나는 것의 차이

지난 편의 숙제를 모든 독자들이 잘 해냈는지 모르겠다. 좋아요와 싫어요에 대한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아마도 별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밝혀 이야기할 일이 없으니까 어색한 일이라고 느껴졌을 것이다. 사실 한 번에 잘 해낼 것이라 생각하고 준 숙제도 아니었음을 밝힌다. 오늘의 글은 한 번에 잘 되지 않는 그 일을 좀 더 한 번에 잘 되도록 해주는 조언이 될 수 있을테니,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준다면 좋겠다. 





자기관리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내가 하면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이 점을 굉장히 경계하는데, 하면 할 수 있다고 믿으며 나를 괴롭히고 왜 그걸 못하냐며 스스로를 단속하는 행위야 말로 자기관리가 자기학대가 되도록 만드는 과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 자매품으로, 저 사람은 되는데 왜 안돼? 가 있다.)


내가 최근까지 포기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4시 30분에 일어나는 것이다. 4시 30분에 일어나서 매일 일상을 시작하신다는 모 미국 변호사를 보고 시작한 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매일 꾸준한 양의 원고를 작성하면 책을 꽤 빨리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밤 10시에 자야한다는 것이 꽤 마음에 걸리기는 했지만, 원래 세상 재밌는 일은 자정 쯤부터 시작인 법이니까, 밤 10시에 운동을 끝내고 집으로 들어와 누웠다. 몇 주 정도는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밝혀 적건데, 그걸 두 달 이상 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두 달 보다 적은 시간을 해냈을지도 모른다. 내가 잊어버렸을 뿐.


지난 글에서 내가 적은 나 관련 주의사항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나 관련 사용법의 1번 항목은 다음과 같다.



바꿔 말하자면, 나는 늘 하루에 5시간 이상은 꼭 자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정말 최소한으로 줄였을 때가 5시간인 것이지, 5시간만 자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물론, 그렇게 자고도 멀쩡한 숏-슬리퍼들이 있다고 들었으나 일단 난 아님이 분명하다. 그 당시 나는 웹소설 연습생 생활과, 뭔가 좀 더 적합한 단어가 있겠지만 우선 이렇게 적겠다, 학술지 논문 작업을 학업과 병행하고 있었다. 매일 같이 작업이 아니면 살 수 없는 환경. 하루에 다섯 시간도 못 잘 확률이 더 높은 일상 속에서 4시 30분에 일어나겠다는 말은 유니콘을 잡아오겠다는 말과 같았다. 


나는 그제야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자기학대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웹소설 원고 작업과 학술지 논문 작업을 병행하는 것부터가 일단 학대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나 자신에게 끼워맞추면서 왜 나는 그렇게 못하지? 하고 나를 힐난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그런 생활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여섯시 쯤 일어날 수 있으면 일어나서 씻고 아니라면 잠을 좀 더 잔다. 내가 해야할 것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충분히 자고 다음 날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뭔가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있을까? 있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결국 멋진 며칠을 살아가는 동물들이 아니다. 별로 안 멋지고 구질구질하고 구린 일생을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이지. 그에 맞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도 적정 수준에서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멋진 며칠을 살아가면서 그 며칠을 반복해 더 나은 삶을 향해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자신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히 그렇게 계속 반복하겠다고 생각하고 그러한 행위를 이어나가면 그 또한 폭력적인 행위의 반복인 것이지 나를 위한 행동은 아니니까. 

결국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건강한 자기관리를 해나가는 방법이다. 그것을 진정으로 해나가기 위해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자기 자신을 계획해나가는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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