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가앤쿡에 다녀온 할매가 당신의 시아버지 (내 증조할아버지) 사진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아버님, 우리들만 잘 먹고 왔어요. 여은이가 벌써 이렇게 커가지고요, 할머니랑 어멈이랑 아범이랑 데리고 가서 맛있는 것도 사주게 됐어요. 아주 희한한 걸 사줬어요. 아버님은 뭔지도 모르실 거예요. (약간 우쭐한 웃음 살짝 흘려주고) 아무튼 우리 여은이가, 손녀가 이렇게 컸어요. 벌써 시집가게 됐어요."
사실 나는 모시고만 갔을 뿐 사기는 아빠가 산 건데... 할매는 그냥 그곳이 너무 좋았나 보다. 난생처음 먹어보는 그곳의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나 보다. 귀연 울할매. 괜히 맘이 짠했다. 미안했다. 나는 참 당연한 일상으로 누리는 일들인데 할매에겐 모든 게 너무 특별하다. 고작 20여 년 산 내가 스무 번은 족히 먹었을 목살스테이크와 까르보나라를, 할매는 80년을 살아 겨우겨우 처음 먹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