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준비

달리기

by 김니모

2021. 10. 15


원래도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는 일을 좋아했다.

밤에 걷다 보면 차가워진 공기와 어둑한 달기운에 괜스레 뛰고 싶은 마음에 불을 지핀다.

제약 없이, 원할 때 할 수 운동인 달리기는

한바탕 뛰고 나면 몸도 개운해지는 것 같고 스스로도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한 번씩 미션을 끝내면 자신을 더 신뢰하게 되는 것 같다.

'아 또 해냈다' 같은 작지만 소소한 성취로 자존감이 올라간다.


‘운동한다’싶을 만한 운동을 꾸준히 안 한지는 꽤 오래되었다.

한번 놓기 시작하니 이래저래 핑계로 운동을 놨고 나의 몸은 또 둔해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근육이 잘 안 붙는 몸이라 기초대사량도 많이 낮다.

그렇게 몸무게는 인생 최고점에 맞먹을 만큼 올라갔고,

움직이기 귀찮아진 몸은 운동마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가자라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딱 한 가지 목표를 잡고 실천하기로 했다.

'식후 드러눕지 않기!'였다. 1년 넘게 거의 지킨 것 같다.

6개월쯤 지났을 때 몸무게는 5kg 정도 빠져있었다.

그 후로 요지부동...

먹는 건 또 어찌나 조절이 잘 안되는지 운동이 시급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운동을 배우러 다니려고 했지만 코로나는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었고

하는 수 없이 굳은 의지를 다지며 혼자 할 수 있는 운동들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그다음 과제가 '만보 걷기' 하루에 만보를 찍으며 부지런히 저녁에 산책로를 걸었지만

생각보다 효과는? 하하하하. 시간도 많이 사용하고 다리가 좀 아팠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홈트도 해봤지만 개운함도 잠시 아침에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그것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운동을 좀 해야지 싶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1년에 한 번 터진다는 나의 욱하는 성질머리가 며칠 전 발동하였고

나는 그렇게 분노를 조절 못하는 나에게 매우 놀랐다. 겁도 났다.

더 어릴 때는 6개월에 한 번 정도, 내 표현으로는 '다마가 나갔다'라고 표현하는데

퓨즈가 띡 하고 끊긴 것처럼 감정 제어를 못하고 앞뒤재는 것 없이 폭주했다.

퓨즈가 끊기는 시간은 1초 남짓? (최근 정신 전문가의 상담을 매우 고민하게 되었다.)

요즘은 1년에 분노 한번 정도로 줄었는데 그것도 엄청 심하지 않고 짧게 잠깐이었다.

워낙 평소에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내가 말하는 '분노'가 남들에겐 그냥 화내는 정도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꽤나 충격적인 나의 모습들이다.

이런 이유로 좀 더 건강한 정신상태 유지를 위해 운동은 꼭 해야만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달리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계속 기록하며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시작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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