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에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본격 여행의 일들이 시작되었다. 내 나름의 인생 역사에 여행의 역사가 추가되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여행은 다녔지만 의미나 경비는 그다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때도 그 나름대로 신경이 쓰였겠지만 결혼 뒤의 일들이 너무 다채롭고 있는 중이라 사실 기억이 안 난다.
'돈은 안 쓰는 것이다'
내 남편의 모토이다. 그런 남편을 얼르고 달래서 여행을 다니느라 내 손가락도 고생했고(검색하느라) 내 머리도 고생했다(최저비용 최대 만족의 일정을 위해). 안 가면 그만인데 안 갈 수 없는 게 내 성격, 내 팔자, 내 입장.
누구에게도 선뜻 일을 맡기지 못하는 내 성격 때문에 머리는 머리대로 쓰고 손가락은 손가락대로 쓰지만 눈은 호강했고 입과 배도 만족하는 여행을 다니고 있다.
2013년 첫째 아이 태교여행으로 제주에 갔던 것을 시작으로 2018년까지 매년 제주로 여행을 갔었다.
제주가 전반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숙소와 비행기 삯을 절감하는 것이 경비절감의 핵이라고 할 수 있겠다.
5~6박 정도로 간다면(우리 가족은 보통 그 정도 기간을 잡고 간다. 그래도 짧다) 초반 3~4일은 아이 동반가능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고 후반에 하루 이틀 정도를 특급호텔이나 리조트에서 머무는 방법을 택했다. 리조트도 비싸긴 한데 오래 이용한 호텔 예약사이트의 쿠폰과 적립금을 이용했고, 어쩌다가 운명적으로 핫딜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이기 때문에 입장료를 내는 박물관 보다는 밖에서 노는 것을 선호하고, 워낙 맛집이 많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어디든 민폐일 확률이 높아서 잘 안가기도 하고, 우리 부부 둘 다 미식가가 아닌 대식가라 별로 맛집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제주에선 대부분의 식당이 맛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