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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정 May 06. 2023

샤넬도 필요한데, 그리고 또...

나는 사실 지적욕구에 늘 목말라있었지

나는 늘 지식과 예술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공부는 못하는 편이었고, 근데 이렇게 말하면 억울한 게 진짜 책상앞엔 잘 앉아있었다, 지금처럼.


나름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많이 했는데 점수를 잘 받질 못했다. 재수를 거쳐 나는 지방대를 나왔고, 내가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학벌이 발목잡진 않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 자신에게 좀 아쉬움이 있었달까, 뭐 그랬다.


 그러다보니 입시를 위한 공부에서 벗어난 나이가 되고 나서는 내가 더 알고 싶은 분야에 열심을 내보기 시작했다. 그것이 읽기와 글쓰기, 그림에 관한 것들이었다.


 중학교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박완서와 신경숙, 그리고 엄마가 읽다가 식탁구석에 엎어놓았던 미우라아야코의 책을 많이 읽었고 좋아했다. 따뜻하고 위트있는 박완서의 글에 위로를 받았고 조금은 우울하고 슬픈 신경숙의 글을 읽으며 어른의 세계를 미루어 짐작해보곤 했다.

 외국작가들은 괴테나 톨스토이 정도를 알고 있었는데 미우라아야코라니,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에 대한 신비로움과 발음하기 귀여운 이름,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밌다'라는 건 확실히 알겠는 그 책의 느낌을 기억한다.


 밑줄치고 해설달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야하는 국어시간엔 박완서와 신경숙의 글을 배우지 않았다. 윤동주와 김수영, 한용운 등의 시를 배웠던 것이 기억난다.


시험으로부터 해방된 지금, 나는 읽고 배울 수 있지만 시험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읽고 배우는 것 자체로 내 인생에 의미가 있으니 그 의미있는 일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배우긴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배우길 시작해야할지 몰랐는데 늘 SNS는 달고 살았으니 무심히 피드를 넘기다가 윤동주와 김수영에 대해 때로는 장자와 맹자에 대한 글이 눈에 띄어 팔로우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던 중 그 분이 하시는 문화센터에 등록을 했고, (지금도 운영되는지 모르겠는데)서울시민대학이나 출판사나 책방에서 하는 특강에 따라다녔다.


 지식의 세계는 얕게 알면 재밌고 깊이 알면 어렵다. 지금 배우는 것의 목적은 졸업도 수료도 패스도 아니다. 그냥 내가 좋아서 배우는거다. 얕고 깊은 것은 그저 내가 조절하면 되는 것이었다. 시험도 없고 질문도 없다. 오히려 질문의 권리는 학생인 나에게 있다.


참배움의 시즌이 시작되었다.

결혼 후,

임신과 출산 후,

지독한 산후우울의 시간을 버텨,


아이 둘 모두를 어린이집으로 치운 그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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