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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석 Dec 13. 2021

“Everything is Good!”

이충렬 <신부 이태석>(김영사, 2021)


“Everything is Good!”     


이태석 신부가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입니다. 다 잘 될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다 잘 될 거랍니다. 이런 말이 귓전에 들리는 듯합니다. 이태석 신부가 선종한 지 올해로 꼭 11년이 됐죠. 이제야 전기가 나왔으니 참 많이도 늦었습니다. 10주년인 지난해에 출간되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코로나19다 뭐다 해서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인가하고 한국 살레시오회가 공인한 이태석 신부의 정본 전기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기 작가 이충렬 선생이 안팎으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정성과 노력을 다해 써낸 귀한 책이죠. 이태석 신부가 남긴 편지, 메모, 이태석 신부와 인연을 맺은 이들의 증언, 100여 장에 이르는 사진으로 이태석 신부의 삶을 되살렸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분이 세상에 계셨구나 싶어 울컥해집니다. 영화 <울지마 톤즈>의 감동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에서 또다른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 에피소드 가운데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이태석 신부가 처음 톤즈에 다녀온 뒤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보인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고생을 했으니 다시는 아프리카에 가지 않을 거죠?”     

그러나 이태석 수사는 정색을 하며 되받았다.     

아니나는 갈 거다병원에 있을 때 어디서 말라리아에 감염된 걸까 생각해보니 수단에서였어그 덕에 고열과 싸우면서 오히려 수단을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었지그곳 주민들의 아픔을 100분의 1이라도 느끼며 동참할 수 있는 보배롭고 의미 있는 선물을 하느님께서 내려주셨다고 생각해이제 나도 그들과 같은 병을 앓았으니 그들과 같다이제 비로소 수단 사람들과 같아진 거야나는 수단에 꼭 갈 거다.”   

  

이태석 신부가 어떤 분이었는지 이보다 더 잘 설명해주는 일화가 또 있을까요.     


대단한 걸 나눠야 나누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나누는 것, 그것이 나눔의 시작이 된다고 했죠. 이태석 신부가 이 땅에 주고 간 선물입니다.     


하여 이 책의 저자는 자기 몫의 인세를 모두 수단어린이장학회에 기부합니다. 그러니 이 책을 사 보는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나눔’에 동참하는 셈이 되죠. 이 책이 더 많은 이에게 읽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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