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고 지면

by 효라빠

봄 햇살 받으며 땅바닥에 살랑이는

목련 꽃잎은 어릴 적 누나의 단발머리


물부엌 자취방에서 콩나물 볶음 해주던

단발머리 여고생은

시들은 목련 꽃잎이 되어 바람 따라 흘러가네


따숩던 방바닥 구들장에 같이 앉아

밥 먹던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


때가 되면 다시 피어나는 꽃잎처럼

목련꽃 같은 단발머리 여고생은

내 마음속 목련 꽃잎이 되어 다시 피어나겠지......



[시 짓는 메모]

차가운 겨울이 지나고 훈훈한 봄바람이 불면 가장 먼저 피는 꽃 중에 하나가

목련꽃 일 겁니다.

가장 먼저 펴서 인지 다른 꽃들이 피기 전 가장 먼저 지기도 하는 거 같아요

바람 한번 비 한번 맞으면 떨어져 버리는 목련꽃들은 너무 일찍 떨어 저서 인지

반가움보다 아쉬움이 더 큰 거 같습니다.

그렇게 비바람 맞고 바닥에 나뒹구는 하얀색 목련 꽃잎을 보고 있으면

잘록한 꽃잎사귀가 단발 모양 같단 생각이 들어서

누나 생각이 납니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누나와 중학교 들어가면서 함께 자취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중학교 1학년이고 누나는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누나가 자취방 물부엌에서 전기 쿠커를 켜고

콩나물 볶음을 해줬던 기억이 많이 납니다.

식용유에 볶아 줬던 거 같은데 지금까지 기억을 하는 게 꽤 맛있었나 봅니다.

다른 건 기억나지 않는데 그때 먹었던 콩나물 볶음을 기억하는 게요...

이른 봄 하얗게 핀 목련 꽃잎을 보면 그때 누나의 단발머리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바람에 흔들려 떨어져 있는 꽃잎들은 조금씩 나이 먹어 가는

누나 모습이 그려져 서글퍼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때가 되면 다시 피어나는 꽃잎처럼

누나는 그때의 단발머리 어여쁜 소녀로 제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겁니다.

그런 누나를 생각하며 깊은 밤 시 한 편 지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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